소방 현장에 드론과 AI 기술 활용하는 사례 증가
객체인식 기술로 구조 대상자와 발화점 조기 탐지에 유용
산악지형 탐지기술과 드론 활용 소화탄 발사 기술은 연구 필요
"검증된 기술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예산투입 방향 결정"
소방 분야에서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실종자와 발화점을 수색하고 관제하는데 드론과 AI 객체인식 기술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김황진 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은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 내 세미나에서 "소방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실적이 구조·수색 분야에선 연평균 140%, 현장 모니터링 용도로는 연평균 66%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드론을 활용하면 사고현장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 관측하기가 쉽고, 여기에 AI 객체인식을 활용하면 발화점과 실종자 등을 빠르게 찾을 수 있어 골든타임 확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AI, 소방수 역할 톡톡...골든타임 확보 유리
객체인식은 AI 패턴인식 분야 중 하나로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에서 사람, 동물, 사물 등 지정된 객체를 AI가 인식하는 기술이다. 소방 분야에서는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을 활용해 화재를 탐지하거나 발화점·구조 대상자를 탐지하는데 활용된다.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미리 학습된 발화점 모습이나 화재 속에 갇힌 구조 대상자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김 연구관은 "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구조 대상자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어 빠른 구조가 가능하다"면서 "특히 사망한 실종자의 경우 체온이 느껴지지 않아 열화상카메라로 수색이 불가한데 이 때 객체인식 기술을 사용하면 높은 확률로 실종자를 수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라온피플, 인텔리빅스 등 국내 비전AI 업체에서 연구개발(R&D) 하고 있다. 라온피플은 지난 17일 '화재 진압용 무인비행체 및 화재진압 시스템과 방법'에 관한 기술특허를 공개하며 소방관련 AI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기술은 AI 기술을 적용한 화재 진압용 무인비행체를 이용해 화재를 조기 탐지하고 발화 지점이나 주요 화재지점, 폭발 우려가 있는 장소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 소화탄을 발사함으로써 화재 조기 진압과 골든타임 확보를 할 수 있는 소방 기술이다. 드론에서 촬영하는 영상을 관제실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전문가가 화재 현장을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제공한다.
인텔리빅스는 6월 화재를 감시할 수 있는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U+스마트드론'에 해당 기술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탑재한 드론은 5G와 LTE 통신을 이용, 화재 영상과 발생 지점을 관제센터에 실시간 알림을 제공한다.
◆ 산악지형에서 구조 대상자 탐지하는 AI 기술 개발 필요
김황진 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은 AI와 드론을 결합한 소방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 대상자를 수색할 때 산악지형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일 수 있는 객체인식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를 활용한 객체인식 기술이 개활지에서는 높은 정확도로 객체를 탐지해내지만, 산악지형에서는 아직 정확도가 낮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종자를 수색하는 경우 안타깝지만 사망자가 대다수라 체온으로 수색하는 열화상 카메라로 찾긴 어렵고, AI 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객체인식 기술은 개활지에선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반면, 산악지형에서는 객체를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악지형이 단풍에 따라 색이 다르고, 활엽수·침엽수 등 다양한 지역이 있어 인식률을 높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개활지에서 실종자를 찾는 경우에는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사람이 봐도 찾을 수 있지만, 산악지형은 사람 눈으로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관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에 대해 인텔리빅스 측은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시나리오별 학습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인텔리빅스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경우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현재 경기도 오산시 등 지자체에 CCTV를 활용한 AI 영상분석 기술로 실종자를 찾는 기술은 제공하고 있지만, 산악지형에서 실종자를 찾는 경우는 아직 관련기술을 시험한 적은 없어서 시나리오에 맞춰 연구를 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라온피플 측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길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는 기술은 많이 테스트를 해봤지만, 산악지형에서 실종자를 찾는 경우는 아직 시험 적용한 적은 없다"면서 "산악지형에서 구조 대상자 사진만 주어진 상태에서 수색을 하는 경우는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라 기술개발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드론 활용 소화탄 발사 기술, 위험성 있어"
김황진 연구관은 드론을 활용한 소화탄 발사 기술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중국 이항사 사례를 예로 들며, 소화탄이 불발됐을 때 낙하하는 탄에 대한 안전장치 없이 함부로 탄을 사용했다간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는 "중국 이항사의 경우 소화탄 10발 중 4발은 불발이 되는데, 불발된 탄이 낙하할 경우 안전장치가 없어 2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며 "드론이 소화탄을 실으려면 화학 관리도 잘 돼야하는데 관련 인원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련 특허 기술을 내놓은 라온피플은 이항사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자체적으로 소화탄을 개발하고 있고, 낙하 문제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소화탄은 가스 폭발 위험도 고려해야 하고, 불을 잘 끌 수 있는 재질도 연구돼야 하는데 우리는 소화탄과 관련된 R&D를 직접 하고, 관련 특허도 있다"면서 "낙하에 의한 위험 문제도 기술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방 분야 드론·AI 기술개발 필요...투자는 검증된 기술만
김 연구관은 드론과 AI 기술개발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현재 적용된 수색, 관제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층빌딩 화재진압이나 자율비행을 활용한 정보 수집, 구조대상자 이송 등에 드론과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 그는 기술 투자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사업만 추려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청이 기술 수요부처인 만큼 R&D 1단계부터 직접적으로 투자를 하는 방향보단 과기정통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이미 기술을 검증받은 기업에 대해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연구관은 "기초연구 R&D가 1~6단계라면 우리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7~9단계 기술이 필요하다"며 "1단계부터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이미 검증받고 활용도가 높은 기술에 대해서만 투자하는 방향으로 예산투입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에 투자를 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소방 임무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Copyright © '인공지능 전문미디어' AI타임스 (http://www.ai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립소방연구원 "화재 탐지와 인명구조에 AI 적용 증가...적용반경 확장은 과제" - AI타임스
소방 분야에서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실종자와 발화점을 수색하고 관제하는데 드론과 AI 객체인식 기술이 유용하
www.aitimes.com
'AI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생긴다...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국회제출 (0) | 2021.09.28 |
---|---|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 가보니...첨단기술 사용한 국방부 무기 체계 돋보여 (0) | 2021.09.28 |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서 IT 분야 여성인재 발굴 프로그램 선보여 (0) | 2021.09.27 |
미래AI에게 어떻게 법인격 부여할까... 과기부, AI 법적지위 논하는 세미나 개최 (0) | 2021.09.24 |
LG AI연구원 "미시간주에 미국지사 설립한다"...수장으로 이홍락 교수 유력 (0) | 202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