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인터뷰

“품질검증 기업DNA, 안전 중요한 자율주행에 안성맞춤”...인피닉 박준형 대표 인터뷰

AI타임스 2021. 8. 3. 14:16
1세대 SW 품질 기업 인피닉,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에 주력 중
20년간 전장산업 이끌며 현대차·LG전자·퀄컴까지 고객사로 확보
데이터 가공 사업 위해 AI 개발에도 직접 나서...9월 무인매장 오픈

 

 인피닉 박준형 대표(사진=인피닉, 셔터스톡)

 

자율주행 데이터 기업 인피닉을 설명하자면 한 개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2001년 출범한 이 기업이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6년. 그 이전 15년간 기업이 걸어온 길은 ‘자율주행 데이터’로만 설명될 수 없다.

 

인피닉의 첫 정체성은 1세대 소프트웨어(SW) 테스트 서비스 회사다. 품질 분야 초기 진입자로 출범한 이 기업은 지난 20년간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장치 산업을 이끌어왔다. 그 결과 현대차, LG 전자부터 퀄컴, 콘티넨탈까지 국내외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는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경쟁력이 자율주행 사업으로 이어졌다. 어느 분야보다도 안전을 중시하는 박준형 대표의 성격이 품질 테스트 기업이라는 DNA를 가진 인피닉에 꼭 맞아 떨어진다.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가공을 위한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마이크라우드’가 등장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6월 '2021 대한민국 인공지능산업대상'에서 지능정보산업협회 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피닉의 다음 갈 길도 과거 족적만큼 예상을 뛰어넘는다. 오는 9월 인피닉은 강남에 인공지능(AI) 기반 무인매장을 오픈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전 AI 기술도 인피닉이 개발했다는 점에서 다시 놀라게 된다.

 

하지만 사연을 들어보면 필연적이라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관리하려면 결국 AI 개발 방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2019년 자회사 AI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유다.

 

인피닉 정체성은 결국 품질에 있습니다.

 

박 대표는 결국 품질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관된 길을 걸어왔다 말한다. 하드웨어(HW), SW를 넘어 데이터라는 콘텐츠를 품질 사업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AI 개발도 결국 데이터 품질 평가를 제대로 하기 위한 미션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박준형 인피닉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자와 인터뷰 중인 인피닉 박준형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Q. 출범한 지는 20년, 현재 주력 중인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지는 5년 정도 지났다. 데이터 사업 전 인피닉이 걸어온 길이 궁금하다.

인피닉은 2001년에 개인사업으로 시작해 2005년 법인으로 전환한 만 20살이 된 기업이다. 초기 사업으로는 SW, HW 밸리데이션(Validation) 테스트를 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SW의 사전 품질을 검증해 사용자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 보면 된다. 개발한 당사자가 보지 못하는 오류를 제3자인 우리가 확인하는 것이다.
 

Q.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은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특별한 계기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것인지 혹은 자연스러운 흐름에 의한 결정인지?

데이터 사업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기술 섹터로 보면 인공지능, 응용 분야로는 자율주행에 속한다.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것은 회사 DNA인 품질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SW·HW 품질 사업으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LG 전자, LG 화학, 콘티넨탈과 같은 고객사를 확보한 만큼 자동차 사업에는 이미 친숙했다. 데이터 품질 사업 계기를 꼽자면 2015년 SKT AI 스피커 사업에 서비스를 공급하면서부터다. 기존에 우리가 한 것과 유사하면서 좀 다르다 느꼈고 이 때부터 콘텐츠 품질 분야에 대해 조사를 시작, 2016년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Q. 2016년 사업을 시작했는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마이크라우드’는 2020년 9월 런칭했다. 이유가 있었나?

AI 개발 프로세스 문제점을 보다 정확히 개선하기 위해 힘들더라도 휴먼 베이스로 충분히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을 쌓았다. 스탠드 얼론 타입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다가 작년 크라우드 형태로 전환한 것이 마이크라우드다.

마이크라우드에는 사용자가 작업하기 편해야 최종 생산성과 품질을 기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작업 프로세스를 재해석, AI 요소를 집어넣었다. 예를 들어 굉장히 복잡한 형태 레이블링을 포인트 2개만 찍어 완성할 수 있게 AI가 지원하는 식이다. 자동 검출, 자동 태킹 등 다양한 기능을 넣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마이크라우드가 처리한 이미지 수는 4000장, 개별 물체수는 1억개에 이른다.
 

Q. 데이터 전처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국내에만 상당수다. 이 기업들과의 차별점은 어떤 것인지?

접근하는 컨셉 자체에 차이가 있다. 보통 AI 전처리 회사들은 AI 연구에서 데이터 처리 중요성을 깨닫고 어떻게 해당 업무를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는데서 출발한다. 우리는 정반대라 할 수 있다. SW 품질 테스트에서 시작한 기업이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생산성은 그 다음이다.
 

Q. 마이크라우드 내 AI를 직접 개발한 자회사 AI 스튜디오는 어떤 곳인지?

AI 스튜디오는 2019년 설립한 자회사로 AI 개발을 전담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수집 다음 단계인 AI 개발을 우리가 직접 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데이터셋을 어떤 식으로 구성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AI 개발 현장을 잘 알아야 한다. 데이터셋 구성과 AI 개발 두 가지는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인피닉은 데이터에 집중하고 AI 개발을 담당하는 다른 문화를 가진 회사 설립해 코웍하자는 취지에서 설립했다. 현재 연구 인원이 40명 정도 근무하고 있다. AI 스튜디오는 자율주행 물체 인식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2019년 공개한 바 있다. 이외 자율주행 외 분야로 확대해 비전 AI를 개발 중이다.
 

Q. 비전 AI는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어느 정도 범위까지 사업을 계획하고 있나?

우리는 비전 AI 중에서도 비정형분야에 먼저 주목했다. 쉽게 말해 바코드 찍을 수 없는 공산품 이외의 대상들을 인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빵이다. 빵은 형태가 비슷해도 안에 든 것이 바뀌면 이름도 달라진다. 여기에 착안해 베이커리 솔루션을 개발 후 이름을 '앙꼬'로 지었다. 의외로 AI 기술 자체보다 하드웨어, 특히 조명 부분을 더 고민했다. 앙꼬를 기반으로 개발한 비식별 솔루션은 정식 사이트를 통해 최근 오픈했다.

 

인피닉의 비정형 물체 인식 AI 서비스 '앙꼬' 제품 모습(사진=박성은 기자)

 

Q. 향후 가장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신사업도 비전 AI 관련된 것으로 안다.

오는 9월 강남에 비전 AI 기술 기반 무인매장인 ‘밀리(Mealy)’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인테리어 공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앙꼬로 시작한 비정형 물체인식 AI 기술과 정형 바코드 기술이 합쳐지만 무인매장이 되겠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
 

Q. 여타 무인매장 제품이 많은데 차별점이 있다면? 비정형과 정형 AI 기술을 모두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사실 그 이전에 많은 무인매장 기술들을 살펴보면 물체 인식 AI 기술 이외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여러 카메라로 사용자 행동을 트래킹해 B-C 구역에서 물건을 꺼냈으면 초코파이라고 추정하는 식이다. 대상 자체를 초코파이라 인식하는 비전 기술과는 다르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하면 그만인데 기술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다르다. 비전 AI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중간에 물건이 섞이는 것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성능 업데이트가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Q. 베트남에 이어 작년 12월 유럽에 법인을 설립했다. 향후 주요 사업 계획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꼽았는데?

2018년 8월 설립한 베트남 법인은 해외 생산 거점이라 할 수 있다. 작년 출범한 유럽 법인은 세일즈 법인이다. 유럽 법인 목표는 자율주행 데이터 사업으로 굉장히 명확하다. 우리가 가진 것만으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풀기 어렵기에 전체적인 에코시스템을 함께 구성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를 찾고자 한다.

유럽 시장 세팅이 어느 정도 되면 미국 법인 설립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데이터 시장 규모에서는 현재 미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은 국가 구분 없이 하지만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로컬 파트너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Copyright © '인공지능 전문미디어' AI타임스 (http://www.ai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품질검증 기업DNA, 안전 중요한 자율주행에 안성맞춤”...인피닉 박준형 대표 인터뷰 - AI타임스

자율주행 데이터 기업 인피닉을 설명하자면 한 개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2001년 출범한 이 기업이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6년. 그 이전 15년간 기업이 걸어온 길은 ‘자율주행 데이터’로만

www.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