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라인소프트 김진국 공동대표 인터뷰...KAIST서 의료영상 연구중 창업
기업 출범은 2012년, 의료 영상 SW 경력은 2001년부터 약 20년
국가 폐암 검진에 AI 솔루션 5년째 단독 보급...다음은 유럽 시장
[코어라인소프트는...] 엑스레이, CT, MRI 등 의료 영상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이제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IBM의 왓슨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현재 다수 스타트업이 해당 서비스를 병원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딥마인드 알파고가 주목받은 2016년 연달아 출범한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최근 들어 부쩍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루닛은 CB 인사이트 선정 100대 AI 스타트업에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제이엘케이와 뷰노, 딥노이드 3곳이다. 내년 상장 예정인 기업으로는 코어라인소프트가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사실 스타트업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업력이 오래된 기업이다. 기업이 출범한 때는 2012년, 창립멤버들이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SW)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약 20년 전인 2001년이다. 연구실 내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쓰이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연구자 3명이 모여 코어라인소프트를 설립했다. AI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시기는 다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코어라인소프트의 AI 기반 의료 영상 SW는 훨씬 전부터 이어져왔다. AI 제품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2012년부터 공급해온 의료 영상 SW에 AI를 접목, 업그레이드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 전략은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오래 사업한 기업답다. 의료 영상 중에서도 흉부 CT에 집중해 가능한한 많은 폐 관련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 단위 폐암 검진 사업으로 열린 신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머지않은 미래에 발생할 수익부터 고려하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코어라인소프트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 출범 시점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뒀다.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대만 의사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6개국이 참여하며 4년간 진행되는 유럽 최대 규모 폐암 임상 프로젝트에 코어라인 솔루션이 채택됐다. 미국 하버드 매사추세츠 의대와 대만국립대병원에서도 코어라인소프트 제품을 사용 중이다. |
세계 의료 영상 SW 시장을 이끄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공동대표
◆KAIST 같은 랩 연구자들 모여 2012년 창업...의료 영상 SW 경력은 20년
코어라인소프트가 다른 의료 영상 AI 기업과 차별화되는 특징 중 하나는 단연 업력이다. 2015년 이후 설립된 대부분 기업과 달리 코어라인소프트는 2012년 9월 출범했다. 창업멤버들이 의료 SW 사업을 처음 시작한 때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멤버인 김진국, 최정필 공동대표와 이재연 최고기술임원(CTO)은 모두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출신이다. 같은 랩에서 연구하던 세 사람은 연구 개발을 넘어 실제 현장에 의료 SW를 보급하기 위해 코어라인소프트를 함께 만들었다.
김진국 대표는 “최정필 공동대표가 연구실 선배였고 이재연 CTO가 1년 후배였다. 같은 연구실에서 의료영상을 연구한 사이”라고 말했다.
창업 계기에 대해 그는 “기술 개발을 하다보면 기술로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어딘 가에 (기술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많은 엔지니어들의 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 쓰이는 의료용 SW를 만들기 위해 3명 창립자들은 3차원 의료 영상 SW 개발을 시작했고 팩스(PACS) 기업인 인피니트헬스케어에 다같이 합류했다. 팩스에 들어가는 SW를 개발하던 이들은 원래의 꿈인 임상 분석 SW 사업을 하기 위해 5년 후 회사를 나왔다.
김 대표는 “팩스는 의료영상을 저장, 보관, 조회하는 일종의 통신망 같은 기술이다. 영상을 가시화하고 분석하는 쪽과 관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팩스 시장에서 우선시하는 일을 하면서 임상 분석 기술 개발을 병행하기는 어려웠다. 원래 하고자 했던 것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코어라인소프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존 의료 영상 SW에 AI 더하기..."의료 영상 분석 기술, AI 전부터 중요했다"
국내 의료 AI 기업 대부분이 등장한 시기는 알파고 성과로 세계가 AI 가능성에 주목했던 2016년 즈음이다. 반면 코어라인의 AI 기반 의료 영상 SW는 이 때부터 등장했다고 할 수 없다. 2012년부터 제공하던 SW에 AI를 추가한 때가 알파고 시기라는 것이 정확하다.
김진국 대표는 “AI 등장 이전에도 의료 영상 분석 기술들은 이미 존재했으면 우리는 이 기술들에 대한 경험이 아주 많은 팀이다. 우리는 흉부 영상에서 폐 관련 여러 질환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을 결정한 이유는 기존 SW 제품 한계 해결책으로 AI가 적절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AI 도입 전에는 한 케이스(사례)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 연구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영상을 분석하면서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이것이 AI가 잘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AI 기반 의료 영상 SW는 막연히 의사 대신 질병을 진단해주는 것이 아니다. 의사가 질병 진단을 할 때 판단 기준으로 사용하는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한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솔루션 역할이다. 즉, 의료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의료 영상의 정량적 분석에 대해 김 대표는 “암 조직과 같은 경우 새로 생기는 것이 있는가 하면 모양이나 조직 구성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기관지 염증, 확장, 폐기종, 폐손상이 예시다. 이를 판별하려면 기존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분할, 측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측정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상을 정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벽이 두꺼워지는데 두꺼워진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측정할 부위를 선택해야 한다. 기관지의 경우 다양한 두께를 지닌 관으로 구성돼 굉장히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량적 판단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일이 필요하다. 자동 분할 기능이 필요하며 정확한 측정 방식과 기준이 되는 부위, 즉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결정해야 한다.
김진국 대표는 “바이오마커를 정하려면 질환 악화에 연관되는 대표 지표를 찾아야 한다. 이 지표를 찾는 것이 SW 역할이다. AI가 나오기 전부터 꼭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자사 의료 영상 SW에 적용한 이후 코어라인소프트는 통계적으로 일관된 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지표를 찾게 됐다.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여러 부위를 측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외 영상 해상도를 개선하거나 측정 프로토콜 값을 일치시켜 일정한 값이 나오도록 만드는 등 영상 변환을 AI가 맡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 효과 전혀 없어...국가 폐암 검진이 핵심
폐 질환 진단 SW가 주력 제품이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 환자들이 폐 검진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었기 때문.
수요가 주로 발생하는 분야는 국가 규모의 폐암 검진 사업이다. 우리 정부는 2019년부터 폐암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폐암 검진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주로 병이 많이 진행됐거나 다른 부위에 암이 있는 환자들만 폐암 검사를 받은 만큼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 코어라인소프트는 시범사업 기간부터 현재까지 5년째 단독으로 솔루션을 보급하고 있다.
김진국 대표는 “의료 시장은 보수적이며 가성비를 따지는 곳이 아니다. 일정 수준을 만족시키느냐가 중요하며 새로운 제품이 나와도 잘 바꾸지 않는다. 기존 워크플로우를 건드리기 때문”이라며 초기 시장 선점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존 검진과 다른 폐암 검진만의 특징도 있다.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한 조직검사 부담이 큰 만큼 검사 대상을 신중히 판별해야 한다.
김 대표는 “폐암 검진에서 중요한 것이 암으로 발전한 수 있는 결절을 구분하는 것이다. 단순히 결절을 찾는 것 외에 결절이 얼마나 빨리 커지고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 정도가 크지 않은 것은 조직 검사 없이 우선 관찰만 진행한다. 확진을 받기 위해서는 폐를 찔러서 조직을 떼어내야 하는데 여기에는 금전적 비용도 많이 들지만 기흉이나 염증 등 환자에게 위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은 필수...유럽 시장부터 공략 시작, 올해 미국 법인 설립
글로벌 시장 공략은 코어라인소프트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뒀으며 폐 질환 SW 기술이 목표점에 다다른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략을 시작했다. 작년 10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법인을 설립했으며 금년 내 미국 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유럽 시장 진출을 먼저 진행하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국가 단위 폐암 검진 사업 움직임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폐암 검진 체계를 가질 수 있는 나라는 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불리는 곳들이다. 마침 유럽 쪽 움직임이 활발해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시범사업으로 쌓은 경험을 유럽 시장 진출에 적용할 수 있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의 대규모 성과는 이미 나온 상황이다. 코어라인소프트는 폐암 연구 최고 권위 학회 넬슨에서 10년간 진행하는 폐암 임상 연구에 자사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6개 국가에서 2만6000명을 대상으로 4년간 진행하는 폐암 임상에도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올해 내 법인을 세울 미국에서는 현재 하버드 매사추세츠 의대와 협업 중이다. 중화권 성과로는 대만국립대병원에서 코어라인소프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의료 AI 사업에서 필수적인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업은 제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어렵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그간 SW를 선보인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각국 의사들 사이 입소문이 난 것.
김진국 대표는 “국내 이외 유럽과 같은 해외에서 열리는 흉부영상의학회 의사들 사이에 제품이 자주 소개되곤 한다. 특히 폐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쪽은 다른 제품을 이미 사용 중인 병원에서도 연락이 올 정도다. 진입하기는 분명 어렵지만 인정받으면 의사들 간 소개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흉부 CT 기반으로 다양한 폐 질환 동시 진단 목표...제약사 협업 기대
최근 많은 의료 AI 기업들은 병리나 질병 예측 사업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다. 코어라인소프트가 갈 길은 다르다. 의료 영상 진단 바이오마커 지표에 필요한 AI SW에 집중, 흉부 CT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활용해 폐 질환 진단을 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김진국 대표는 “병리 쪽 진출은 아직 생각이 없다. 오래 사업을 하다보니 신규 시장 진입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우리는 선택과 집중으로 기존에 잘 하는 것을 세계 1등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우선 폐암 검진 사업에 집중하면서 흉부 CT 하나로 다양한 폐 질환 진단이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대부분 폐 질환이 폐암처럼 초기 증상이 없어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니즈는 확실하다는 것.
현재 코어라인소프트는 AVIEW LCS PLUS를 통해 폐암검진 이외 관상동맥석회화 지수, 폐기종 진단 기능을 동시에 제공 중이다. 앞으로는 훨씬 다양한 폐 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폐 질환 솔루션 사업이 목표치에 다다른 후에는 전신 질환으로 제품 대상을 확대한다.
김 대표는 “폐암 검진으로 흉부 CT를 찍을 때 이를 바탕으로 다른 질환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올해 COPD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고 간질성 폐질환 진단 SW도 개발 완료했다. 앞으로 ILA(간질성폐이상)와 같은 질병 진단 솔루션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최고 의료기관, IT 기업,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을 협약사로 확보한 상황에서 코어라인소프트가 다음 협업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제약사다. 폐 질환 조기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만큼 폐 질환 치료제를 제공하는 제약회사와 이해관계가 맞을 수 있다는 것.
김진국 대표는 “제약회사와 협업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IL, COPD와 같은 질병에 대한 약을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전에는 약을 쓸 근거를 마련해줄 도구가 없었는데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약을 쓸 수 있는 환자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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