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이 인정한 AI 전문가, 인공위성에서 가능성 보다
AI 기반 위성 영상분석 기술 제공...국방·농업 등에 활용
"위성 영상은 진정한 빅데이터, 진출할 수 있는 사업 많아"
"AI 발전 위해선 오픈소스 사용자 아닌 기여자 돼야"
지구를 들여다보는 '눈'이 있다. 우주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다. 해상도가 높은 저궤도 위성의 경우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까지 구분한다. 시야도 넓다. 6장의 사진으로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를 모두 볼 수 있다. 이 인공위성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이가 있다.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다.
"지구는 한정된 면적을 가지고 있고, 인공위성은 이 면적을 모두 촬영합니다. 이 촬영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많은 비즈니스가 파생될 수 있죠."
인터뷰를 위해 AI타임스 서울사무실을 방문한 전 대표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AI 기술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미 높은 기술력을 갖춘 국방 분야뿐 아니라 농업, 도시 분석, 토지 구분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I는 인공위성 영상분석 도구...필수존재로 자리 잡을 것
SIA는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Satrec Initiative)의 자회사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AI 기반으로 분석하는 업무를 주력으로 한다. AI를 이용해 해당 영상의 객체를 분석하거나 탐지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한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다목적 실용위성과 기상 위성, 미국 상용 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주로 분석한다.
이 기술은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판독관 업무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영상을 사람이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어려우므로 AI는 기존에 학습된 정보를 토대로 변화가 있거나 이상상황이 생겼을 때 이를 사람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AI를 통해 판독관은 보다 빠른 속도로 위성영상을 분석할 수 있다.
전 대표는 "AI는 판독관 업무의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다"면서 "AI가 영상분석에 있어 확실히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람은 이를 활용하면 빠르고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위성 영상에서 AI 활용은 필수 존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 데이터가 사람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많아지고 있어서다.
그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만 100대의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라며 "같은 기간 그만큼의 위성영상 분석가를 늘릴 수 없기 때문에 AI는 위성영상 분석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전 대표는 AI가 사람을 대체하긴 어렵다고 못박았다. "AI가 많이 알려지면서 일반 사람들은 AI가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걸 기대하지만 사실은 아니다"라며 "AI가 영상분석을 빠르게 하는 건 확실하지만, 정확도는 사람의 수준까지 달성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지넷 등 사람이 평생 보는 양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구축한 특정 분야에서는 AI가 사람을 뛰어넘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의료·제조·인공위성 산업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며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닌, 도구로써 사람의 업무를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적 무기와 위협시설 변화 AI로 탐지...군 전역 판독관 채용해 기술력 높여
인공위성 영상은 우주에서 촬영한 만큼, 담고 있는 정보가 많다. 저궤도 위성은 한 번에 100㎢의 면적을 촬영할 수 있다. 5~6장의 사진으로 서울시 모든 곳을 촬영할 수 있는 것. 해상도도 좋다. 한 픽셀에 0.3m까지 구분이 가능하다. 트럭이 화물을 싣고 가는지, 안 싣고 가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
인공위성 영상이 항공과 드론에서 촬영한 사진과 유사한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은 만큼, 이 영상을 분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영상으로 증명 가능한 진정한 빅데이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국방이다. 북한과 인접국가의 무기와 위협 시설이 변화가 있는지 탐지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전태균 대표는 "북한에 있는 30여 곳 군사 공항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항공기가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 살피고, 차량 이동과 교통량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SIA는 군사 상황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전역한 판독관도 채용했다. 수십 년간 군에서 근무하며 적 위치와 아군 위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상 상황에 대한 지식이 많은 만큼, 이들을 채용해 해당 지식을 AI에 전수하고 있다.
전 대표는 "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전역하신 분의 지식은 정말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 자산을 가진 분들을 AI의 '선생님'으로 모셔와 AI 학습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 경험을 저희 회사를 통해 후계자 양성하는 느낌으로 AI에게 알려달라고 부탁드렸고, 이를 토대로 빠르게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SIA는 향후 이상상황이 생기면 이를 판독관에게 경고로 알려주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군사적으로 위험한 변화가 나타나면 최우선으로 이를 알리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표적 검출과 변화탐지 기술을 사용해 해당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작황 예측과 토지분석 용도로도 사용 가능
SIA는 국방 외에도 해당 기술을 공공 분야로 넓히고 있다. 전 대표는 "국방 분야에서 객체검출이나 이상상황을 탐지하는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판단한다"면서 "최근에는 농업이나 토지 구분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성 영상을 활용한 대표 AI 모델은 '작황 예측'이다. 위성영상을 통해 어느 국가와 지역에 어떤 작물이 심어져 있는지 확인해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방식이다.
전 대표는 "국내에 아직 정확한 작황예측 모델이 없어 수요와 공급을 맞추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위성영상을 통해 특정 지역구에 어떤 작물을 심으면 좋을지 등을 알려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면 다양한 지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지 구분은 해외 도시 분석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토지와 건물에 대한 정보가 전산화되어 있지만, 해외에는 전산화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다. 따라서 기업이 해당 국가에 진출할 때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SIA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 영상을 분석해 도로 정보, 건물 정보, 토지 정보 등이 담긴 국가 레벨 자료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전 대표는 "실제로 해당 정보가 필요하다는 요청사항이 많고,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도 제안이 들어왔다"면서 "시장의 요구가 많은 만큼, 관련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글이 인정한 AI 전문가, 인공위성 가능성 쫓다
전태균 대표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컴퓨터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컴퓨터비전과 AI 관련 공부를 했다. 2017년에는 구글 개발자 전문가(Developer Expert)로 선정, 구글 주최 연례 세미나에 참석해 전 세계 개발자들과 AI 관련 자문을 나누기도 했다.
AI 관련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국내외 기업에서 많은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다. 구글과 아마존에서도 입사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제안을 뿌리치고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와 손을 잡았다.
전 대표는 "너무 진입장벽이 낮거나 트렌드에 따라가는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우연히 쎄트렉아이에서 AI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의견을 나누다 보니 인공위성을 활용한 AI 기술이 없고,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해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공위성을 활용한 AI 기업은 많지 않다. 세계에서 위성 데이터 사용 분석 솔루션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한국뿐이다.
전 대표는 "쎄트렉아이는 미국, 프랑스에 이은 세계 3대 인공위성 업체"라며 "모회사와 협업해 세계에 없는 인공위성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위성 영상 해상도를 높일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쎄트렉아이는 2024년 30cm 해상도를 자랑하는 'SpaceEye-T(스페이스아이-티)'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며 "지금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로 지구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영상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 "AI 발전 위해선 오픈소스 사용자보다 기여자 돼야"
전 대표는 AI 분야에 근무하는 종사자로서 국내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AI 개발자가 오픈소스 사용자가 아닌 기여자가 돼야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AI는 공유문화가 활발해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쉽게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서 "그렇다 보니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기관과 기업에서도 진정 실력 있는 AI 개발자를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99%이면 기여하는 사람은 1%에 불과한 것이 문제"라며 "모두가 사용자가 아닌 기여자가 되도록 노력하면 국내 실력 있는 개발자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AI에 대한 인식도 바뀌길 희망했다. 무조건적으로 AI면 맞다는 인식도,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두려운 존재라는 시선도 잘못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대표는 "AI는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해나가며 사람과 동반자 역할을 하는 존재"라며 "자동차가 빠르다고 사람이 질투하지 않듯, AI도 하나의 기술로 인식해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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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과 AI가 만나면? 할 수 있는 일 무궁무진하죠"...전태균 SIA 대표 인터뷰 - AI타임스
지구를 들여다보는 \'눈\'이 있다. 우주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다. 해상도가 높은 저궤도 위성의 경우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까지 구분한다. 시야도 넓다. 6장의 사진으로 서울시와 같은 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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