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짜뉴스법 개정...징역 15년
전 세계 전문가 "가짜뉴스법 악용"
SNS·언론매체 서비스·보도 중단
'디지털 고립'...푸틴에겐 오히려 득
러시아가 ‘가짜뉴스법’을 개정한 가운데 글로벌 소셜미디어·언론매체도 줄줄이 러시아 내 서비스·보도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대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경우 최고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에 서명했다고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가짜뉴스법에 영향받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언론매체들이 서비스 자체를 중단하거나 보도를 멈췄다. 러시아 당국은 페이스북 접속을 직접 차단하는 등 '디지털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사실을 왜곡한 가짜뉴스를 막겠다는 법이지만 러시아 당국이 이를 악용한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지적했다.
러시아가 개정한 '가짜뉴스법'이 뭐길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가짜뉴스법은 콘텐츠 게시자뿐만 아니라 관련 보도를 하는 언론인에게도 적용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이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면서 러시아가 여론전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당국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터넷 뉴스 상의 불리한 게시물을 가짜뉴스로 지목하고 통제에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콘텐츠를 개인 계정에 올리면 러시아 당국은 사실 여부 확인 없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사용자를 15년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에 불리한 보도를 한 기자도 마찬가지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사실을 왜곡한 가짜뉴스를 처벌할 때는 필요할 수도 있는 법이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교묘히 악용했다"고 평가했다. 가짜뉴스라는 최종적 판단을 러시아 당국이 직접 내리기 때문이다. 현재 가짜뉴스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한 나라는 없다.
가짜뉴스법, 인터넷 차단... '디지털 고립' 자처한 러시아
가짜뉴스법 개정 이후 글로벌 소셜미디어·언론매체들은 줄줄이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이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일부 중단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법안이 통과된 직후 BBC는 러시아에서 취재하던 소속 언론인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NYT 에 따르면 틱톡은 공식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만든 가짜뉴스법에 비춰볼 때 우리 영상 서비스에 대한 실시간 스트리밍과 새로운 콘텐츠 제공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틱톡은 다만 “어플리케이션 내 메신저 서비스, 기존 영상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러시아에서 신규 콘텐츠는 볼 수 없다는 의미다.
팀 데이비(Tim Davie) BBC 사장은 해당 법안을 두고 “독립적 저널리즘 과정을 범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BBC 웹사이트는 러시아 내에서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된 상태”라고 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블룸버그도 러시아 내 보도 활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러시아 당국은 페이스북 접속도 4일(현지시각) 차단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신들의 주장이 배척당하고 있다며 주요 소셜미디어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미디어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2020년 10월 이후 페이스북이 러시아 매체에 대해 20건이 넘는 차별 사례가 기록됐다”며 “페이스북이 러시아 TV 채널<즈베즈다>, <리아 노보스티>통신, <스푸티니크>통신 등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고립주의', 푸틴대통령은 "오히려 좋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와 반대 노선을 탄 정보·콘텐츠는 사실 여부도 거치지 않고 삭제할 뿐만 아니라 게시자까지 15년 형에 처할 수 있다. NYT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디지털 고립주의’는 푸틴 대통령에겐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노선을 따르지 않는 정보와 반대 의견을 더욱 억압할 수 있어서다. BBC는 “이번 ‘디지털 차단’은 자유분방했던 러시아 인터넷을 고립시키려는 푸틴 대통령의 위험한 시도”라고 평했다.
각국 디지털 전문가들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중국이나 이란 같은 고립된 디지털 국가로 만들었다”며 “가짜뉴스법으로 인터넷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외국 웹사이트 접속과 반대 의견을 검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인터넷은 미국·유럽 디지털 플랫폼과 몇 년 동안 상호 교류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발생하면 인터넷 블랙아웃으로 종종 대응했다.
뉴아메리카 싱크탱크 선임연구원이자 전 페이스 대테러정책국장인 브라이언 피시맨(Brian Fishman)은 "전 세계를 누비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에 대한 비전은 러시아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7일(현지시간) 말했다. 알프 토커(Alp Toker) 사이버 보안·인터넷 서비스 관측 기관 넷블록스(NetBlocks) 창립자는 “정보가 정부 손에 들어가기 때문에 러시아 내 시민은 마치 1980년대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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