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대면 기술이 생활에 밀접하게 활용되는 경험 제공
고객이 만족하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 고도화해야
기술적인 채비보다 심리적인 장벽을 극복해야
기술적인 접근이 사회적인 접근으로 전환되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
[편집자 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을 앞둔 지금, 백신개발과 접종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델타변이 등 변종바이러스 급속 확산으로 사태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내 백신 접종율이 70%를 넘어서고 있어 조만간 사태 종식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긴 하다. 약간 이르긴 하지만, 조만간 닥쳐올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준비해야 한다. 이 시점에 인공지능(AI)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짚어본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며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는 첫걸음을 내디뎌보자. |
어느새 코로나19 이전의 생활이 낯설게 느껴질 만큼 펜데믹 전후의 생활 습관은 큰 변화가 일어났다.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 있는 질병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가장 직접적인 대안은 IT에 있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펜데믹은 많은 기술 분야에서 기회가 되었다. 모바일의 등장 이후 IT 기술의 방향은 서로 마주하지 않는 순간에도 연결을 놓지 않는 데에 있었다. 당장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만 해도 기존 전화를 통해 메뉴와 가격을 묻고 직접 현금을 주고 받던 오랜 전통의 산업 구조를 앱 안에서 모두 해치울 수 있게 바꾸었다.
앱은 더 많은 정보를 상세하게 보여주었고, 필요에 따라 ‘덜 맵게 해주세요’처럼 세세하게 원하는 부분도 쭈뼛거리면서 말하지 않아도 된다. 더 간단히 확실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돈을 주고 받는 과정과 심지어 음식을 건네주는 과정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비대면에 활용되는 여러가지 기술과 서비스들은 코로나 때문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여러가지 이름들로 고민되어 왔고, 적지 않은 실패들을 거치면서 서서히 성장해 왔고, 스마트폰과 모바일 네트워크라는 기반과 함께 ‘쓸 만하다’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코로나19가 비대면 기술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이 기술들이 조금 더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활용되는 경험을 주었다는 점이다. 비대면은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 하는 방법이 달라졌고, 전혀 다른 방식의 교육이 학교내에서 고민된다. 모든 서비스는 ‘비대면’을 중심에 두고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전과 전혀 다른 형태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몇 년 전 유행처럼 번졌던 O2O(Offline to Online)가 떠오를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장소에 관계 없이 온라인 상태가 이어지고, 실시간으로 서비스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지게 되면서 불어온 O2O 붐은 말 그대로 오프라인의 접점을 온라인으로 바꾸었다. 접수, 주문, 예약, 신청 등 대면을 통한 커뮤니케이션만 대체가 이뤄졌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하지만 펜데믹 이후의 비대면은 조금은 결이 달라졌다. O2O가 대부분 본질이 되는 서비스 이전의 접점을 디지털로 전환했다면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은 본질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에 가지 못해도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가 방문하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를 접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면으로 마주하는 경험에 준하는 정보를 비대면으로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업무나 교육 등 명확한 자료가 남는 일들 외에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데이터로 판단할 수 없는 더 예민한 감정의 영역을 살펴야 할 수도 있다.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음식 배달 앱의 평가 별점은 이미 평가 지표로서의 역할을 상당 부분 상실했고, 소상공인들에게 기대보다 두려움이 더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됐다.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보편적인 평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막연한 부분들을 AI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싹틀 수밖에 없다. 가상 공간에서 옷을 미리 입어본다거나, 안경을 미리 써 볼 수도 있고, 목소리를 통한 감정 분석을 통해 만족도를 판단하는 일들이 실제로 고민되고 있다. 인공지능 시험 감독관, 로봇 형태의 키오스크 등 사람이 하던 일들이 인공지능에게 넘겨지기도 한다.
물론 이를 두고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기는 이르다. 고민되는 부분들은 기술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을 뿐, 인공지능 기술의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수익성이 턱 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불편한 골짜기 같은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일자리 대체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들과 시도를 얕잡아볼 수는 없다. 이미 인공지능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놀라운 경험들을 하고 있다. 사실은 기술적인 채비보다 심리적인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와 비대면은 다양한 시도들을 받아들이게 된 좋은 기회다.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한 로봇 택시 기술은 지난 10여년 동안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안전과 인간의 일자리 대체, 더 나아가서 사회적인 인프라의 변화와 환경 문제까지 이어진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해 왔다. 하지만 감염이라는 변수가 나타나며 운송 수단의 비대면 수요가 현실이 됐고, 사람 뿐 아니라 로봇 택배나 드론 배송 등 라스트마일 단위의 물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기술적인 접근이 사회적인 접근으로 전환되는 단계인 셈이다.
사회는 비대면의 필요를 바탕으로 낯설게 느껴지던 새로운 기술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O2O의 식상함을 뛰어넘을 시도와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는 다시 서로가 대면하는 환경으로 돌아갈테고, 지금의 경험이 비대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대면 세상으로 다져지는 시대로 가야할테니 말이다.
AI타임스 최호섭 객원기자 work.h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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