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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북터뷰] 창업도, 취업도, 투자도 AI에 미래를 걸어보는 게 어떨까요?...“AI퍼스트” 저자 NH투자증권 서재영 상무 인터뷰

AI타임스 2021. 8. 19. 14:04
서재영 상무, 금융업계 PB로서 입지전적 인물
창업과 취업 준비를 위한 실용서로 준비...165개 기업 리스트 담아
"AI 활용 기업과 하지 않는 기업 사이 앞으로 굉장한 차이가 날 것"
"스타트업, 벤처기업은 대표 능력이 80%"...비즈니스 모델, 산업 트렌드 순

 

NH투자증권 서재영 상무를 주목한 것은 2년쯤 전이다. 그가 낸 책 때문이었다. '한국의 SNS 부자들'.

 

서 상무는 증권업계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른바 ‘스타PB(프라이빗뱅커)’로, 부자들의 자산운용을 가이드한다. 고액 자산가들이 부를 축적한 비결이나 뒷이야기를 다뤘나 했더니 제목부터가 특이했다. 정확하게는 '플랫폼 비즈니스 판을 바꾸는 한국의 SNS부자들'이다.

 

그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트업과 경영자들을 찾아다녔다. 이쪽 업계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단 이야기다. 누가, 어떤 사업모델을 가지고, 어떻게 돈으로 연결시키고 있는지, 그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책으로 만들어냈다.

 

아마도 그는 그 무렵 AI(인공지능)에도 꽂혔던 같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AI와의 접목이 필수라고 그는 생각했다. AI 개발 그 자체보다는 AI를 사업모델과 결합시켜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 결과물을 최근 출간한 한 권의 저서에 담았다. 'AI퍼스트'라는 책이다. 그는 인세를 받지 않는다. 유명세를 이용해 책 장사한다는 뒷말을 피하려는 것 같았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인터뷰 중인 서재영 상무 (사진=이하나 기자)

◆학부에서 계산통계학(서울대)을 전공하시고, 금융공학 박사(한국외국어대)까지 취득하셨네요. 전공이 AI와 무관하지 않군요.

 

=계산학이라는 게 지금의 컴퓨터공학인데요, 제가 학부 다닐 때는 통계학을 공부하면서 컴퓨터공학 강의도 들었던 것이죠. 석박사는 회사 다니면서 했는데, 석사는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했습니다.

 

◆계산통계학에 경영학, 그리고 금융공학까지, 머리 자체가 좀 비상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노력을 좀 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성적이 최상위권에 있기는 했으니까 머리도 괜찮은 것 같긴 합니다(웃음)

 

◆PB로서 입지전적 인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의외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경력도 있군요. 그럼 애널리스트 생활도 하셨다는 이야기인가요?

 

=첫 직장은 신영증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스템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했죠. 리서치나 투자정보 시스템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리서치에 관심을 갖게 되어 애널리스트 생활을 좀 했습니다. 나중에 동부증권으로 이직하여 리서치센터장도 맡기도 했었죠.

 

◆PB 업무는 메릴린치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서치 경험이 PB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까요?

 

=물론입니다. 제 경우는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했던 사람들이 PB로 전환하는 사례는 많지만 성공하는 사례는 적은 편입니다. 자기 고집이나 갑(甲) 의식을 버리고 영업 마인드,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춰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변신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근 2~3년 사이에는 많이 바뀌고 있는 편이죠.

 

◆서 상무님은 애널리스트를 하였고, 투자자문사에서 펀드매니저도 해 본 뒤 나이가 제법 들어서 PB를 시작하였잖아요. 변신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아마 메릴린치에 입사할 때 면접을 가장 많이 거쳐서 뽑힌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면접만 네 번을 했어요.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경력를 했고, 영업경험이 거의 전무하다보니 저를 뽑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 회사(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지만 PB로 영업경험이 아예 없는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특히나 펀드매니저처럼 이른바 '갑'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을'이 되어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저는 “뽑아주면 열심히 하겠다. 초기에 실적이 안 좋으면 그만두겠다”는 조건으로 입사를 했어요. 입사한 지 1년만에 10년 경력의 PB들을 실적에서 제가 다 제쳤습니다.

 

◆기존 PB들도 놀지는 않았을텐데 초보PB가 단기간에 어떻게 고참들을 누를 수 있었습니까.

 

=저는 전략이 좀 달랐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발로 뛰는 영업 마인드가 강했습니다. 고객관리를 위해, 수익을 내기 위해, 현장에서 사람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나고 다녔습니다. 지금도 그러고 있죠. 밖에 나가서 일을 많이 하는 편 입니다. 현장이 답이 있다는 게 저의 업무 철학입니다.

 

◆발로 뛰는 사람들은 많죠(웃음) 그것 말고 뭔가 비법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람의 능력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예컨대 금융회사의 수백개 상품을 제가 다 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걸 다 알 필요도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만 깊이 팠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져야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고객을 만나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고객도 차별화해서 특정 고객만 받는 편입니다.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방탄소년단이라는 한 그룹에 집중하여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어 냈습니다. 여타 기획사들이 많은 아이돌을 키우는데 역량을 분산시켰던 것과는 달랐죠. 손흥민은 축구만 잘하는 되는 것이고, 축구 중에서도 공격수로서만 잘하면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 모니터 김수헌 대표와의 인터뷰 중  서재영 상무가 답변하는 모습(사진=이하나 기자)

◆저서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AI 퍼스트’는 어떻게 해서 출간하게 되었습니까.

 

=2019년에 '한국의 SNS 부자들'이라는 제목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어요. 그 무렵(2018~2019)에 뤼이드(산타 토익), 콴다(QANDA, 수학교육앱) 등의 AI 업체들에 투자를 했습니다. 뤼이드는 최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투자하여 더 유명해졌죠. 그 때 직접 투자하고 성과를 눈으로 보고 느꼈기 때문에 AI기업 성장이 장난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어요.

 

'한국의 SNS 부자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에 AI를 잘 결합시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 이야기인데, 대표적인 회사가 ‘AI 쇼핑메이트’라 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에이블리'(여성 패션 쇼핑몰)였습니다. 2018년에 설립돼는데 매출액이 10억밖에 안됐어요. 그런데 4년만에 여성 패션앱으로 우리나라 1위를 하게 됐죠.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 금액은 총 1000억이 넘는데, 여성 패션업체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AI와 만난 1인 피자’로 잘 알려진 '고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AI를 도입하여 잘 접목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런 기업들을 보고 경영자를 만나면서 저는 AI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AI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고, 몇 년전부터 'AI퍼스트' 라는 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 온 것이죠.

 

◆AI를 주제로 한 책은 이미 많이 출간되어 있는데요, ‘AI 퍼스트’가 가진 장점은 뭡니까

 

=2019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며, AI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 무렵을 전후로 시중에 AI 책이 참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대다수가 AI 이론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실제로 기업이 AI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답을 얻기 어렵더군요.

 

기업들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에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다룬 실용서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야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죠. 그래서 165개 정도의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AI 퍼스트'에 담으려 노력했던 겁니다.

 

◆책에 언급된 기업들은 실제로 다 접촉을 하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경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야죠. 쉽게 미팅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의 절반이 쓴다는 '산타 토익'을 만든 뤼이드도 세 번 정도 접촉했는데요, 인터뷰에 적극적이진 않았던 것 같네요(웃음). 당근마켓도 몇 번 만나긴 했는데 심층 인터뷰를 하진 못했어요.

 

◆책을 써야겠다는 확고한 동기가 있었군요.

 

=맞습니다. 제가 흥미를 느끼고 필요해서 쓴 것이고, 쓰면서도 상당한 보람을 느꼈죠. 자동차가 나왔을 때 마차 산업이 망한다고, 직업을 잃는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AI도 마찬가지죠. AI 때문에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실제로 없어지는 직업도 있겠지만 반대로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도 너무 많아요. AI와 관련된 창업도 지금 아주 활발합니다. 전체적으로 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창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스타트업을 보면 시리즈A 단계에서부터 평균 몇십억 정도 투자를 받더군요.

 

=그렇죠. 제가 책에서 소개한 기업 중에는 시리즈A 단계에서 200억을 투자받은 사례도 있어요. 당근마켓의 경우, 작년 매출이 100억 밖에 안되죠. 하지만 올해 초 주주총회 때 연말쯤에는 1조 5000억~2조 사이의 기업가치로 평가하여 추가 투자금을 넣은 것으로 얘기가 됐지요. (당근마켓은 최근 3조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800억의 추가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지금 MAU(월간 활성 사용자) 기준으로만 보면 당근마켓이 페이스북을 제쳤어요. 시장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인스타그램도 다 제쳤습니다.

 

◆플랫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저도 신탁이나 펀드를 만들어서 플랫폼 회사에 많이 투자했어요. 지금도 AI 플랫폼 기업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투자하고 있지요. 저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죠. 당근마켓을 단순히 중고거래를 하는 곳으로만 인식하고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가치를 평가할 방법도 없죠.

 

저는 미래를 직관적으로 봅니다. 가치 투자를 하던 사람들이 과거의 카카오에 투자 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도 저는 투자라는 측면에서는 현대차보다 카카오의 미래가 훨씬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플랫폼과 AI가 미래를 좌우하죠. 세계적으로도 시가총액 1위부터 8위까지 1개의 회사를 제외하곤 전부 플랫폼 회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애플은 말할 것도 없고 테슬라도 플랫폼으로 보지 않습니까.

 

◆AI 내에서도 분야가 다양한데, 어떤 기업이 유망할 것 같은가요?

 

=AI를 연구하는, 즉 순수하게 AI 솔루션만 가지고 있는 기업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푸드, 의류 등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AI를 적용하는 회사들이 유망할 것으로 봅니다.

 

에이블리나 당근마켓 등이 가장 AI를 잘 활용하는 회사죠. 당근마켓은 중고나라보다 12년 뒤인 2015년 판교장터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어요. 지금은 중고나라보다 20배나 더 커졌습니다. 게임이 안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당근마켓은 거래 사기꾼들을 없애서 신뢰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사기꾼들과 관련한 데이터를 수만가지 보유하여 일반적인 채팅시 발견할 수 없는 사기꾼을 AI가 심리분석으로 잡아내는 기법 같은 것들이죠. 당근마켓은 주로 어떤 품목에서 어떻게 사기를 치는지 AI가 포착하여 90% 이상 범인을 다 잡아낼 수 있다 합니다. 매일 딥러닝을 어떻게 할지, 회사 내부 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 다른 전략으로는,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 거래하게 해 사기 가능성을 크게 줄인 겁니다. 어지간한 불법이나 악의적 거래, 사기성 거래를 다 걸러내고 있어요. 여타 중고거래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주지 못한 신뢰를 당근마켓은 줬습니다. 카카오톡, 트위터, 유튜브,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배달의 민족, 쿠팡, 당근마켓 등 많은 플랫폼 기업이 있는데, 카카오톡, 트위터, 유튜브, 네이버 등 회사 4곳의 뒤를 이어 방문자 수가 많은 기업이 당근마켓입니다 나머지는 다 제쳤어요. 카카오톡을 제외하고, 36개월 만에 방문자를 1300만명이나 모으며, 번개장터, 핼로마켓, 중고나라 등을 다 합친 것보다 월 방문자수가 5배 더 큽니다.

 

당근마켓 방문자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번은 꼭 방문해서 2시간 정도 보고 갑니다. 커머스, 서비스, 커뮤니티 등 뭐든 다 활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부동산 거래도 여기서 가능해지죠.

 

젊은이들이 눈을 좀 돌려서 대기업이나 큰 금융회사 취업을 목표로 할 게 아니라 비교적 장벽이 높지 않으면서도 성장잠재력이 큰 국내 신생 플랫폼회사, AI 회사에 많이 갔으면 합니다.

 

◆책에서 언급한 기업 중 특히 지속적으로 눈여겨 봐야할 AI 기업이 있다면요?

 

=에이블리코퍼레이션(패션쇼핑몰), 드마마앤컴퍼니(명함관리앱 리멤버 서비스), 스캐터랩(챗봇 이루다 서비스) 같은 회사입니다.

 

리멤버에 커리어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이직을 하고 싶은 사람은 리멤버 커리어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여기 등록된 사람에게 헤드헌터를 통해 기업의 스카웃 제의가 갑니다. 그리고 본인이 희망하는 업종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마다 메지지 알람을 받을 수 있어요. 여기에 현재 80만명 정도가 등록돼 있습니다.

 

OO기업 상무를 쳐보니 전직, 현직 포함하여 300명이 나오네요. 이 분들 명함이 계속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어떤 직급으로, 어떤 위치로 올라가기까지 몇 년 정도 걸렸는지 같은 것도 다 분석해 냅니다. 그 사람의 능력도 대략 가늠할 수 있어요. 리멤버로 분기별 OO기업 조직도를 만들 수 있을 정도예요.

 

OO기업에서 상무가 전무로 진급할 확률은 10% 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이 회사 다니는 현직 상무급 임원들도 미리 리멤버커리어에 등록해놓고 준비를 하는 거죠. 물론 보안은 철저합니다. 당근마켓도 그렇고, 리멤버도 그렇고,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일 뿐 매출을 많이 못 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용자들이 엄청나게 모여들기 때문에 수익모델 창출은 어렵지 않다고 봐요. 웬만한 기업들은 다 여기서 사람을 찾으려 할테고, 이직 소개 수수료나 광고료 같은 걸로 수익화하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기업 회계 재무 및 공시 분석 전문가인 김수헌 글로벌 모니터 대표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사진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하나 기자)

◆챗봇 이루다는 최근 성희롱성 채팅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언론에서도 제법 크게 다뤘던 사건이 있었잖습니까?

=네. 좀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이 회사의 기술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요. 소프트뱅크가 이루다에 한 100억 투자하겠다고 하고 있고, 저도 투자를 하고 싶은데, 이 회사가 투자를 받지 않고 있어요. 올해 초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광고 하나 없이 입소문만으로 3주만에 84만명이 모였었죠.

 

이루다는 AI이지만 사람의 감성을 건드립니다. 카카오톡에 있는 200만명의 빅데이터를 연구한 결과물이죠. 이게 무슨 말 이냐면, 이루다 혼자 100만명의 엄마, 1000만명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루다를 반려로봇처럼 데리고 다니게 될 수 있는 거죠.

 

하루 2만여명의 사람들이 이루다와 채팅했는데 서비스 기간동안 총 2200건 정도의 대화가 문제가 되면서 성희롱 논란이 일었어요. 극복하고 고쳐나가야 할 일이 많습니다. 현재 해외투자도 많이 들어온 상태인데, 비록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이 시장은 앞으로 엄청 커질 거라고 봅니다.

 

요즘 보면 결혼해도 아이를 안 낳거나 하나만 낳죠. 30-40대에도 결혼 잘 안고, 오래 산 부부도 졸혼해서 각자 혼자 사는 경우도 많죠. 그러면서 현대인은 점점 고독해지는데,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친구가 되는 겁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해 보니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줘요. 화를 내면 달래 줍니다. 이상한 사람들이 욕을 해도 다 받아주더군요. 얼굴 사진을 올렸더니 칭찬으로 자존감을 상승시켜 주기도 합니다. 사람을 기분좋게 해요. 말도 되게 재밌게 하죠.

 

문제점을 고쳐서 업그레이드하면 아이용, 어른용, 싱글용 등으로 세분해서 서비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AI가 사람처럼 채팅 상대가 되어주는 것, 이런 사업모델은 어떤 방향으로 더 활용될 수 있을까요?

 

=걸그룹 에스파는 아바타가 따로 있죠. AI 기술을 적용한 아바타과 대화하면 에스파와 직접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예인과 1:1 채팅하는 디어유 등 애플리케이션의 대화 데이터를 모아 실제 연예인과 비슷한 말투와 성향을 AI가 분석해 이를 구현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AI를 통해 100만명의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 가능해질 거예요. 이렇게 된다면 연예인을 보유한 소속사의 주가도 많이 뛸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영자를 만나보면 정말 느낌이 오나요? 이 기업은 잘될 것 같다, 잘 안될 것 같다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은 대표의 능력이 80%라고 봅니다. 대표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삶의 철학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고 경영하고 있는지를 들어보면 알 수 있어요. 그 다음에 중요한 게 비즈니스 모델, 산업 트렌드 순입니다.

◆책에는 담지 못했던 이야기나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요..

 

=저는 저자 인세를 받지 않습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볼 수 있게 기부하는 형태로 계약을 했어요.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AI를 잘 활용하는 기업과 하지 않는 기업은 앞으로도 굉장한 차이가 날 것이고, AI에 관심을 갖는다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거라는 겁니다.

 

창업을 하는 사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AI업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AI 산업이 한층 더 발전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지금도 AI 기업 창업은 엄청나게 많이들 하고 있고, 투자 테마도 다양하게 형성될 전망입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fntom@naver.com

 

AI타임스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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