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인터뷰

"전문가 수준의 영어 문제, AI가 5초 만에 제작"...이형종 렉스퍼 대표 인터뷰

AI타임스 2021. 11. 8. 15:39

영어 문제 자동생성 서비스 'ATM(AI Test Maker)' 개발
자연어처리(NLP) 기반으로 지문 분석해 5초 내외로 문제 제시
수능에 나오는 유형과 동일한 전문가 수준의 문제 생성
"문제 내는 시간 단축하고 아이디어 제공하는 유용한 도구될 것"

 

이형종 렉스퍼 대표. (사진=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이 문제를 맞히는 영역을 넘어 문제를 제작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수능이나 토익에 나오는 영어 문제를 AI가 제작한다. 영어 지문이 있으면, AI가 학년별 수준에 맞춰 지문에 빈칸을 만들고 여기에 들어갈 만한 답을 4~5개 만들어 문제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5초 남짓이다.

 

영어 문제를 AI가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한 곳은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 '렉스퍼(LXPER)'다. 이 회사는 3년에 걸쳐 영어 문제 자동생성 서비스 'ATM(AI Test Maker)'을 개발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영어로 된 기사나 책 내용을 복사해 ATM에 입력 후 문제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후 ATM에서 제공하는 문제 유형을 선택하면 유형에 따라 문제가 만들어진다. 만들 수 있는 유형은 ▲빈칸추론 ▲밑줄어휘 ▲제작추론 ▲주제추론 ▲요지추론 ▲필자주장 ▲문장삭제 ▲문장삽입 ▲문장배열 등 실제 수능과 내신 시험에서 나오는 유형과 동일하다. 

 

ATM은 빈칸추론, 밑줄어휘, 제작추론 등 9개의 문제유형을 제공한다. (사진=렉스퍼 홈페이지 캡쳐)

이중 내고자 하는 문제를 선택하면 ATM은 지문에서 문제를 낼 수 있는 영역을 노란색으로 표시해준다. 노란색 표시를 클릭하면 표시된 문장이나 단어 대신 넣을 수 있는 오답 보기가 나온다. 사용자는 여기서 사용하고자 하는 보기를 선택해 문제를 내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보기는 삭제하고 사용자가 집적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ATM은 영어 문제를 낼 때 지문 중 어느 부분을 시험 문제로 낼 수 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낼 수 있는지를 사람이 하는 방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한 지문에서 4개의 문제를 만드는 데 1시간이 걸렸다면, ATM은 문제 당 5초씩 20초만에 끝내는 것.

 

사용자는 문제를 내고자 하는 지문을 ATM에 올리고, 이 소프트웨어(SW)가 제공하는 문제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을 선택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수정이 필요 없으면 바로 문제로 내면 된다.

 

ATM이 문제를 낼 수 있다고 제시한 노란색 단어를 클릭하면 대체할 수 있는 오답 어휘가 제공된다. (사진=렉스퍼 홈페이지 캡쳐)

이형종 대표는 "영어 문제를 내는 ATM의 기술력은 여러 전문가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출제위원장 경력이 있는 이석재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ATM 개발에 자문위원으로 참가, 이 SW가 실제 문제 생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석재 교수님 외에도 서봉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님 등 학계 전문가 분들께서 ATM 사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면서 "이 기술이 영어 문제를 내는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전문가가 문제를 낼 때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 20년간 영어 강사 활동하며 영어 교육 관련 빅데이터 구축

 

ATM은 문제를 내는 것을 넘어 문제들이 어느 학년 수준인지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지문에 나온 단어가 어느 학년 과정에 많이 나왔는지를 분석해 난이도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Example'이 고등학교 1학년 과정 문제에서 20% 이상 나왔고, 고등학교 2학년 과정 문제에서 80% 이상 나왔다고 가정하면, 이 단어가 많이 들어간 문제가 고2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렉스퍼가 이러한 기술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영어 교육 관련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영어 강사로 근무했다. 강사로 근무하며 시험에 나오는 단어와 숙어가 어느 학년 수준에서 많이 나오는지를 일일이 분석했다. 수능시험을 비롯해 학년별 모의고사, 내신 시험 등을 분석해 어떤 단어가 어떤 학년 시험에 많이 나왔는지를 데이터화했다. 이를 토대로 영어단어집 책 등을 발간한 경력도 있다.

 

이형종 대표가 20년간 영어 강사로 근무하며 수능에 나온 단어를 분석해 중요도별로 정리한 책. 빨간 네모 칸을 보면 수능에 이 단어가 몇 번 나와있는지 적혀 있다. (사진=김미정 기자)

이렇게 모아온 시간이 10년 이상이다. 이 대표는 영어 강사로 근무하며 영어 문제에 필요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했던 것. 그는 "영어 강사들이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왜 중요한지는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단어가 왜 중요하고,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가 ATM이다"라고 소개했다.

 

◆ "문제 맞히는 AI와 문제 내는 AI는 달라"...NLP 기술 수준 높인 자체 AI 엔진 개발

 

ATM은 사용 방법이 간단하지만, 제작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데이터 수집 기간을 제외하고 AI 엔진을 개발하는데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렉스퍼가 보유한 AI 기술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모델이 아니다. 정답을 토대로 오답을 내야 모델이다. 그만큼 지문을 분석하는 자연어처리(NLP) 기술이 높아야 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엔진이 필요하다.

 

렉스퍼는 기술 구현을 위해 문제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NLP 기술 수준을 향상했다. 영어 지문 관련해서는 국내 최고 수준 NLP 기술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10만 쌍 이상 고품질 영어 문제를 학습시킨 '렉스퍼 AI - 문제 생성 엔진'을 개발했다.

 

수능과 내신에서 나오는 문제 형식이 어느 정도 규격화되어 있는 만큼, 여러 문제를 학습시키며 AI가 어떤 단어와 문장에서 문제를 내야 하는지, 관련된 오답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문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개발한 렉스퍼의 기술력은 현재 AI 관련 유수 학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NLP 분야 최고 AI 학회 중 하나로 알려진 EMNLP는 렉스퍼의 논문(Pushing on Text Readability Assessment: A Transformer Meets Handcrafted Linguistic Features)을 올해 메인 컨퍼런스 발표에 채택했다. EMNLP는 페이스북,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을 후원사로 둔 25년 전통 NLP 학회다. 이번 컨퍼런스는 오는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이 대표는 "ATM은 현재 교육 관련 대기업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면서 "B2B 시장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 진출, 교육 시장의 디지털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AI 엔진은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ATM이 낼 수 있는 문제 유형을 20개 이상으로 확대해 수능, 내신, 토익 모두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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