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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최대 약점인 신뢰·안전, 기술로 극복하겠다”...쎄이프리 박동욱 대표 인터뷰

AI타임스 2021. 11. 23. 15:02

인증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 쎄이프리, 지난 10월 ‘마켓찐’ 출시
제품 등록에서부터 판매자와 제품 엄격히 검증...초기 타겟은 중고폰 시장
모든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저장, 빅데이터와 AI 기술로 신뢰 높일 것

 

쎄이프리 박동욱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최근 중고마켓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제 중고거래라고 했을 때 특정 야채 이름을 먼저 떠올린다. ‘당근하다’는 우리 일상 속에 일종의 동사로 자리잡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20조원에 이른다. 12년 전인 2008년 중고시장이 4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특히 2018년부터는 45, 66, 117%로 매년 성장률이 고공 행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기존 중고시장 한계인 안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원가가 1000만원에 임박하는 중고 명품 시계를 대면 거래하던 중 시착용한 상태로 곧장 도망친 사건이 바로 지난달 일어난 일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신뢰가 없는 것이 현재 중고시장의 한계

 

2020년 출범한 스타트업 쎄이프리의 사명은 중고거래에서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대표 서비스는 지난 10월 출시한 인증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마켓찐’. 일면식이 없는 만큼 신뢰가 형성되기 힘든 판매자와 구매자 간 관계를 기술로 극복한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 물품을 판매하려면 먼저 판매자와 제품에 대한 인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일반 사용자들이 SNS 게시물 올리듯 쉽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타 기업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앱 내 모든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저장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중고 물품 진위성을 판별할 수도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 갈등으로 신상에 해를 입을 염려도 없다. 쎄이프리는 구매자와 판매자 신상 정보 공개 없이도 물품 배송이 가능한 익명 배송 시스템을 국내 최초 도입했다.

 

향후 쎄이프리는 빅데이터와 AI 기술로 자사 중고거래 플랫폼 신뢰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적정 가격과 판매 시기를 제시하는 빅데이터 기술이 가장 먼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AI 엔진을 통해서는 상품 등록 단계에서부터 영수증과 같은 제품 최초 구매 자료의 진위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기존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제시하거나 틀린 제품 정보를 제시하는 사례도 판별할 수 있다.

 

다음은 쎄이프리 박동욱 대표와의 일문일답.

 

쎄이프리 박동욱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Q. 신뢰할 수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중고거래에서는 기본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신뢰가 없다. 새 제품을 구매할 때는 보통 신뢰할 수 있는 주체가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시계를 살 경우 백화점이라는 판매 주체와 제조사를 믿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중고물품의 경우 개인이 이미 쓴 적 있는 제품을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사는 것인 만큼 신뢰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Q. 100% 비대면 거래만 다룬다고 했다. 대면 거래에 비해 위험성이 더 크지 않을까.

 

중고품 대면 거래를 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남편을 대신 보내는 경우가 많다. 대면 거래에서 오히려 여러 사건, 사고에 얽힐 수 있기 때문이다.

 

Q. 안전한 중고거래를 위해 쎄이프리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우리 회사의 중고거래 플랫폼 마켓찐에 물품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디서 어떤 가격에 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셀러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셀러 인증은 공급하는 물건에 대해 품질과 AS를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폰, 카메라, 오디오 등 각 분야 중고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우리와 협약을 맺어 마켓찐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증된 셀러를 통해서만 물건을 공급받는 만큼 가품, 소위 짝퉁 판매를 막을 수도 있다. 플랫폼에 올라오는 물품 수가 제한되거나 시장 진입이 더디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마켓찐에 올라온 물건은 모두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려 한다.

 

쎄이프리의 3가지 인증 방식(출처=쎄이프리)

구매 시스템에는 에스크로 시스템을 적용해 구매자가 배송된 물건에 만족할 때만 대금 결제가 진행되도록 한다.

 

안심 익명 배송은 우리 서비스 핵심 장점 중 하나다. 해당 시스템은 이제는 유니콘 기업이 된 일본의 중고거래 플랫폼 회사 '메루카리' 시스템의 한국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 메루카리는 야마도 운수와 손잡고 중고 물품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주소나 이름을 몰라도 물건을 배송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쎄이프리에서는 한국형 안심 익명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Q.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신상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배송이 이뤄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판매자가 우리 플랫폼에 올린 물건에 대해 구매자가 구매를 결정하면 거래가 성사된다. 다음으로 우리 플랫폼에서는 판매자 휴대폰에 승인 번호를 보낸다. 판매자는 자신이 보낼 물건을 가지고 가까운 CU 편의점에 방문해 승인번호를 보여준다. 이 때 구매자의 이름이나 주소와 같은 정보는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이후 배송 물품이 대한통운을 통해 쎄이프리 집하장으로 들어온다. 우리 서버에 있는 구매자 주소와 이름 정보를 토대로 여기서 라벨을 한 번 더 붙여 배송한다. 물류 비용은 두 번 들어가지만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에 대해 전혀 모른다. 물건이 마음에 안 든다고 판매자 주소지에 찾아가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갈등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쎄이프리 플랫폼 구조(출처=쎄이프리)

Q. 초기 진입할 타겟 시장을 중고폰 분야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우리나라 연간 중고폰 거래량이 약 1055만대, 거래 금액이 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 또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의 경우 2020년 한 해에 57만대 중고폰에 대해 거래 중개했다. 중고폰의 평균 거래가는 약 30만원 정도로 높다. 중고폰 거래 시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내가 사는 물건이 도난 폰과 같은 잘못된 물건일까 하는 것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내 폰에 남아있는 개인정보가 유출될까 주로 걱정한다.

 

우리가 찾은 해법은 개인 간 거래는 나중에 중계하고 우선 협약 업체를 통해 고품질 중고폰만 유통시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데이터 완전 삭제가 가능한 폰만 대상으로 하면서 사기 거래를 원천 방지할 수 있도록 믿을 수 있는 셀러를 찾아야 했다. 그 결과 세종텔레콤 자회사이자 중고폰 제품화 15년 업력을 지닌 세종큐비즈와 협약을 맺게 됐다. 세종큐비즈는 연간 200만대 이상 처리 용량을 지니고 있으며, 중고폰 내 데이터를 100% 삭제 후 인증하는 블랑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Q. 세종큐비즈 이외 많은 협력 기업을 확보했다. 쎄이프리 서비스 각각에 어떤 기업이 협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켓찐 애플리케이션 내 모든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 메인넷 노드에 저장하기 위해 삼성 SDS 넥스레저를 사용 중이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 네트웍스와 제휴를 맺어 안심 익명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페이레터와의 제휴를 통해서는 안전 결제를 위한 에스크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말한 세종 큐비즈는 우리 플랫폼 내 셀러로서 중고 모바일 안심보장 서비스에 참여 중이다.

쎄이프리 박동욱 대표(사진=박성은 기자)

Q. 거래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향후 AI 기술도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증 방식을 더욱 차별화하기 위해 향후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우선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제품 시세를 반영한 적정 가격 정보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판매 등록을 위해 출력 영수증, 계산서, 온라인 구매 이력 등 물품 정보를 우리 플랫폼 내 카메라 기능로 찍어 올리면 AI 엔진이 진위 여부를 가리는 기능도 제공하려 한다.

 

물건이 올라올 때 터무니없이 가격이 비싼 경우, 혹은 어떤 물건이 특정 색으로만 출시됐는데 여기에 어긋나는 표현을 쓴 것도 AI 엔진이 판별해 상품 등록을 막을 수 있다. 이외 타겟팅 광고에도 AI를 적용해 수익 사업화할 예정이다.

 

Q. 광고 이외 쎄이프리는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나.

 

입점 셀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는 것이 크다. 우리 사업에는 우선 재고가 없다. 중고폰 단가가 30만원일 경우 이 중 10%를 우리가 판매 수수료로 받는 식이다. 스마트폰 한 대 판매를 중개하면 3만원 마진이 남는 것이다. 월 5000대를 판매할 경우 1억5000원 정도 매출이 난다.

 

번개장터 내 스마트폰 거래량이 연간 60만대, 월 5만대 정도다. 우리는 이것의 10분의 1만 쫓아가도 1억5000만원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외 안전 결제 수수료에 대한 구매자 부담 중 일부, 일괄 요금제로 운영되는 안심 익명 배송에서 마진이 남는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중고폰 이외 어떤 물품을 다룰 예정인지.

 

마켓찐 오픈으로부터 6개월까지는 중고폰 시장에 집중한다. 이후에는 생활가전용품인 TV, 에어컨, 냉장고 등 부피가 커서 그냥 버리는 것들을 재상품화하는 작업을 세종큐비즈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거래액이 큰 것들 위주로 거래 물품 종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의 약 44%가 전기전자 영역이다. 표준화가 되어 있고 상품 스펙만 봐도 가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후 마켓찐 중고폰 거래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면 개인 간 거래도 활성화하려 한다. 이외 NFT 기술을 활용해 티켓에 대한 2차 판매를 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

 

내년 말쯤에는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 폰에 대한 수요가 많은 베트남에 중고폰을 판매하려 한다. 우리나라와 유통, 결제 시장이 비슷한 일본도 고려하고 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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