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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긴다"…지스트 연구진, 고효율·대면적 모듈 필름 개발

AI타임스 2022. 4. 29. 09:59

강홍규 박사·이광희 교수팀, 대면적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개발
모듈 크기가 커지고 유연해질수록 효율성이 낮아 상용화에 걸림돌
친수성 산화물층 도입해 태양전지 물질 나노박막 불균일 문제 해결
500㎠ 이상 대면적 필름이 학계에 보고된 사례는 이번 연구가 처음
"산학협력 성과…활용분야 다양한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길 것"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인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고효율 대면적 모듈 필름을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대면적의 플렉서블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을 구부리고 있는 모습. (사진=지스트 제공).

유연하고 가벼운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인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고효율 대면적 모듈 필름이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연구진 손에서 최근 개발된 것.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연료(Energy& Fuels) 분야 상위 약 4% 논문인 '어드벤스드 에너지 메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9.368)'에 지난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특히 해당 연구는 기존에 필름 크기가 커질수록 효율이 감소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대면적 플렉서블(flexible)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연구진이 대면적의 플렉서블 투명전극과 불투명 유기 태양전지 모듈, 투명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을 선보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홍규 선임연구원·이광희 소장·권혁찬 박사후연구원과 (뒷줄 왼쪽부터) 이양수 연구원·정현석 연구원·정원 연구원·장준호 박사후연구원·박애리 연구원·김승찬 연구원. (사진=지스트 제공).

 

유연하고 가벼운 유기 태양전지 활용 영역 다양…대면적 모듈 제작 기술 관건


유기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광활성층에 친환경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유연하고 가볍고 투명한 필름 형태로 제작 가능하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 없이 색상·디자인을 입혀 유리·벽면 등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또 휴대용 웨어러블 기기나 아웃도어 제품 등에 부착해 외부 활동 시 전기 콘센트가 없어도 쉽게 충전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유기 태양전지는 초저가·초고속으로 두루마리 형태의 '롤투롤(roll to roll)'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연구는 값비싸고 딱딱한 인듐주석산화물(ITO) 투명전극 유리기판(약 1㎠) 위에 제작한 작은 셀(cell) 단위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대면적이면서 유연한 모듈에 관한 연구가 일부 이뤄졌지만 모듈 크기가 커지고 유연해질수록 효율이 매우 낮아져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 유기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 : 태양전지 발전 시스템에서 가장 작은 단위인 줄무늬 형태의 셀 여러 개를 전기적으로 직렬 연결해 구성한 모듈의 효율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실험실 수준의 단위셀뿐만 아니라 대면적에서도 효율과 성능이 높아야 한다. 최근 유기 태양전지 소면적 셀에서 약 20%의 에너지 변환 효율이 보고돼 국내외에서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모듈 제작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이번에 지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대면적의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제작 기술은 의미가 크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연구혁신센터의 강홍규 선임연구원이 투명(좌)과 불투명(우) 유연 태양전지 필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지스트 제공).
이광희 지스트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신소재공학부 교수). 이광희 소장과 강홍규 선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유연한 투명전극 기판 위에 500㎠ 이상 대면적 크기의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지스트 제공).

 

500㎠ 이상의 대면적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제작 가능


강홍규 지스트 연구혁신센터 박사(선임연구원)와 이광희 지스트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유연한 투명전극 기판 위에 500㎠ 이상의 대면적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희토류 인듐이 포함되지 않은 유연 투명전극 필름에서 용액이 잘 퍼지지 않는 소수성(疏水性) 표면 특성이 태양전지 물질의 나노박막 불균일도를 유발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 희토류 인듐 : 반도체 제조와 디스플레이 코팅, 전기 도금, 태양전지 등 전자산업에 폭넓게 이용되는 희귀금속. 중국에 매장량이 70% 이상 집중돼 있어 대체재 개발이 시급하다.

 

지스트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수성(親水性) 산화물층을 도입해 표면 젖음성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균일한 대면적 나노박막을 형성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모듈 필름은 528㎠ 크기에서 7.67%의 효율을 보였다. 인쇄 기반 플렉서블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으로 500㎠ 이상의 대면적 필름이 학계에 보고된 사례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산화물층 도입 여부에 따른 산화아연(ZnO) 나노입자 층 표면 상태 차이를 보여주는 모식도와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지스트 제공).
대면적 유연 유기 태양전지 모듈 구조 모식도(왼쪽)와 실제 사진(오른쪽). (사진=지스트 제공).

 

지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태양전지의 유연화와 대면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즉 태양전지 모듈 필름을 대면적으로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이 "기존의 딱딱한 태양전지가 적용되기 어려운 유리창이나 유리온실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을 응용해 유리온실의 식물 생장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지스트가 국내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해 엠에스웨이㈜로 기술이전한 '유연 투명전극 제조 기술'을 적용한 산학협력의 성과다. 엠에스웨이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인듐 기반 투명전극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지스트로부터 이전받아 업계 최초로 대면적 유연 투명전극 필름을 국산화하고 양산 중이다. 향후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엠에스웨이와 더불어 소재·부품·장비·시공 기업들과 유기 태양전지 제품화를 위한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축하고 산학 공동연구를 강화할 경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스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연한 투명전극의 태양전지를 만들어냈다. (영상=지스트 제공).
통상 유연한 투명전극은 표면을 코팅하기가 어렵다. 이에 지스트 연구팀은 표면처리 기법을 통해 대면적으로 깨끗하게 코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영상=지스트 제공).

최근 지스트는 광주·전남·제주 지자체와 녹색에너지연구원 등 지역 유관기관들과 함께 분산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원 가운데 하나로 차세대 유기 태양전지를 포함하는 초광역 협력 기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기 태양전지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투명성·경량성·유연성·심미성을 가져 건물 창호(도심형), 자동차 창문(모빌리티형), 유리온실(영농형) 등에 필름으로 부착할 수 있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산학협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강홍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태양전지 물질의 나노박막 불균일도를 해결하고 높은 수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유연한 대면적 모듈을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별도 부지 없이도 다양한 응용 분야에 필름 형태로 적용이 가능한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겨 주민친화형 태양전지가 확산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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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고 가벼운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인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고효율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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