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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AI] ④"회장님도 아닌데 개인 비서가 있다?"...AI, 업무 보조역할 '톡톡'

AI타임스 2021. 12. 20. 10:39

대화형 AI 기술, 사용자와 채팅하며 업무 보조 수행
카카오워크·삼성SDS 브리티 RPA에 AI 비서 기능 탑재
포털사이트 검색부터 디자인 채색 등 업무 지원
인구 감소와 근로시간 감축으로 인한 '업무 공백' 메꿔

 

[편집자 주] 2016년 알파고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고, 호기심 가득한 기술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 AI는 산업, 금융, 예술, 쇼핑, 채용 등 분야에 상관없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어느새 '위드 AI(With AI)' 시대가 된 것이지요.

<AI타임스>는 지난 1년간 우리 삶에 녹아든 AI를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연말을 맞아 [위드AI] 특집으로 일상에 녹아든 AI 분야 15개를 선정,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AI와 함께하고 계신가요?

 

AI가 사용자의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로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마블 영화에 나오는 아이언맨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총알도 뚫지 못하는 로봇과 같은 갑옷, 그 안에 탑재된 첨단 무기 때문이지요. 하나 더 있습니다. '자비스'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 비서입니다. 실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아이언맨이 지시한 내용을 수행하고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등 보조역할을 척척 해내죠.

 

자비스는 올해 AI 관계자와 미팅을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 알파고, 이루다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존재입니다. 그만큼 앞으로 AI는 자비스처럼 사람들의 업무를 돕는 비서 역할로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이미 AI는 사람들의 업무에 녹아들어 업무 보조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현재 기자로 근무하는 저도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특히 녹취를 푸는 작업에 AI를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미나나 컨퍼런스를 들을 때 모든 내용을 받아쓸 수 없으니 강연 내용을 별도로 녹음해서 녹취를 풀어주는 AI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죠.

 

과거에는 녹음을 일일이 다시 들어야 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지만, AI가 내용을 풀어주니 녹음을 다시 들어야 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사 마감 시간을 어겨 국장님께 불호령을 듣는 경우도 많이 줄어들게 됐죠.

 

네이버의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 '클로바 노트' 체험 영상. (영상=김동원 기자)

이처럼 AI는 사람들의 업무에 유용한 도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AI는 사람들의 업무에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을까요? 이번 [위드AI] 기획에서 업무에 녹아든 AI 기술을 모아봤습니다.

 

사람과 대화하며 최적 답안 제시해주는 대화형 AI


아이언맨의 자비스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AI는 사람들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화형 AI 기술 덕분이죠. 대화형 AI는 말 그대로 AI가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술입니다. 

 

대화형 AI 공급사인 코어에이아이(Kore.ai)의 이영수 지사장은 5월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대화형 AI는 버튼식으로 답변을 하는 챗봇과 달리 사람과 대화를 통해 질문에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답변을 찾아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영수 코어에이아이 지사장은 "대화형 AI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질문에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답변을 찾아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출처=코어에이아이 세미나 캡처)

기존 챗봇은 사용자가 자주 물어보는 질문의 답변을 미리 준비한 뒤 이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면, 대화형 AI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술이란 뜻이지요.

 

사용자는 주로 채팅방을 통해 AI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용자가 채팅방에 질문을 남기면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포털사이트나 회사 내 자료들을 검색해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주죠. 

 

예를 들어 미국 시카고에 운전하는 직업을 찾아달라고 대화형 AI에게 말을 걸면, AI는 운전면허가 있는지 등을 질문자에게 다시 물어봐서 확인하고 가장 맞는 직업을 찾아 링크로 보여줍니다.

대화형 AI는 채팅방(오른쪽)에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해준다. (출처=코어에이아이 세미나 캡처)

사용자가 요청하면 비행기 표 예약도 해주고, 오후 일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 연동해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지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워크에 AI 비서 탑재


대화형 AI 기술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업무 플랫폼이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가 대표 사례입니다. 카카오워크는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출시한 기업용 메신저 기반 업무 플랫폼입니다. 화상회의, 전자결재, 근태관리 기능 등 업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지요. 카카오톡과 사용방법이 유사해 처음 도입하는 기업 직원들이 큰 어려움 없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카카오워크에는 대화형 AI 기술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AI 비서라 불리는 '캐스퍼'인데요. 캐스퍼는 대화창에 남긴 사용자 질문을 인식해 답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 중국은 몇 시인지, 영어 단어가 어떤 뜻인지 인터넷 창에서 찾아볼 필요 없이 캐스퍼를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AI가 대신하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캐스퍼는 뉴스를 찾아주기도 하고 대화방 사람끼리 조를 구성해주는 역할도 대신해줍니다.

 

카카오워크에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답안을 제시하는 AI 비서 '캐스퍼' 기능이 탑재됐다. (출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여기서 더 나아가 SAP 업무시스템에도 한국어 기반 대화형 AI 기술을 탑재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지난 6월 SAP와 업무협약 체결 기자간담회에서 'SAP 비즈니스테크놀로지플랫폼(BTP)'과 카카오워크를 기반으로 한 봇(Bot)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죠.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자연어처리, 비전, 번역 등 다양한 AI 엔진을 SAP BTP에 제공함으로써 한국어에 기반한 대화형 AI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왼쪽)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양사는 SAP BTP와 카카오워크를 기반으로 한 봇(Bot)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출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 기자간담회 캡처)

 

삼성SDS, RPA에 AI 기술 더해 업무 자동화 수준 높여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RPA 소프트웨어 '브리티(Brity) RPA'에 AI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대화형 AI ▲챗봇 ▲NLU(자연어이해) ▲OCR(광학문자인식) ▲TA(텍스트분석) 등의 기술을 탑재해 RPA가 개인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지요. 

 

참고로 RPA는 사람이 PC 등 디지털 장비에서 처리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대신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처음에는 데이터 입력과 추출, 이메일 전송 등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AI와 결합해 복잡하고 고도화된 업무까지 대신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요.

 

삼성SDS는 브리티 RPA에 AI를 탑재해 고도화된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출처=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브리트RPA는 카카오워크처럼 채팅방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채팅방에 "어제 사용한 경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OOO 식당에서 5만원, OOO 문구점에서 10만원 사용 내역이 있습니다"라고 알려줍니다. "업무추진비로 상신해 줘"라고 입력하면 RPA가 자동으로 기안서를 작성해 상신을 한 뒤 "2건 결재 상신했습니다"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보다 복잡한 업무도 가능한데요. "스캔한 결제 금액을 엑셀에 입력해줘"라고 채팅방에 지시하면 RPA는 OCR을 통해 해당 내용을 읽어 들인 뒤 엑셀로 입력해 "OOO 폴더에 해당 내용을 저장했습니다"라고 알려줍니다.

 

최인정 삼성SDS 프로는 <AI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리티RPA는 제조, 금융, 물류, 서비스, 마케팅, 영업, 경영지원 등 모든 분야에 진정한 지능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OCR, TA, NLU 등의 AI 기능을 통해 기존 RPA가 하지 못했던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업무까지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자인 업무 보조 도구로 개발되는 AI


AI는 대화를 통한 비서 역할 외에도 다양한 업무환경에서 사용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CCTV 영상을 분석해 이상 상황을 관제사에게 알려주거나 제조 공정에서 장비의 고장 여부를 미리 진단해 관리자에게 알려줘 다운타임을 방지하기도 하지요. 콜센터 업무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AI는 수작업이 많이 필요한 디자인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최근 공개한 '웹툰 AI 페인터'가 대표 사례인데요. 이 소프트웨어는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러운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창작자가 색을 선택하고 원하는 곳에 터치하면 AI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 자동으로 색을 입혀주죠. 기존에 수작업을 진행했던 작업을 AI가 순식간에 해버리는 겁니다.

 

네이버가 AI 자동채색 SW인 '웹툰 AI 페인터(Webtoon AI Painter)'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출처=홈페이지 캡쳐)

웹툰 AI 페인터에는 네이버웹툰이 3년 동안 연구·개발(R&D)한 기술들이 접목되어 있습니다. 딥러닝 기술로는 약 30만 장의 데이터셋을 활용해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배경 등 이미지 속 각 영역에 대한 특징과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학습시켰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웹툰 이미지를 토대로 학습을 했지요.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이 그림에 이 색을 입히면 좋겠구나'는 아이디어를 얻는데 유용할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네이버가 출시한 '웹툰 AI 페인터' 체험 영상. (영상=김동원 기자)

카카오에서도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발표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이 공개한 초거대 AI 멀티모달(multimodal) 'minDALL-E'인데요. 이용자가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생성 모델입니다. 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카카오브레인은 1400만 장의 텍스트와 이미지 세트를 학습시켰다고 밝혔습니다.

 

minDALL-E는 "바나나 껍질로 만든 의자 그려줘", "보름달과 파리 에펠탑이 같이 있는 그림 보여줘", "살바도르 달리 화가 스타일로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명령어의 맥락을 이해하고 바로 이미지를 도출해줍니다. 검색을 통해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AI가 스스로 명령을 이해하고 직접 이미지를 그리는 것입니다.

 

카카오브레인 측은 이 기술을 발표하며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삽화를 만들거나, 교육 자료 제작 등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업무 보조 AI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AI가 업무 도구로 활용되면서 발생하는 긍정 효과는 분명합니다. 단순·반복 업무는 사람은 고도화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지요.

 

사업 아이디어 창출 등 중요한 역할은 사람이 하고, 엑셀 파일 정리 등 단순한 일은 AI에게 맡기고 추후 확인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기업에서도 이러한 AI 활용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 등으로 기업은 '업무 부재'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비숙련 노동자가 많아지면서 안전사고 위험성도 커지고 있고요. AI는 이러한 업무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주요 기술로 꼽힙니다. 업무에 AI를 적용해 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지요.

 

홍혜진 삼성SDS 상무는 6월 열린 'AI TechCon 2021'에서 "2015년 10제타바이트(ZB)이던 데이터양은 2025년에는 170ZB로 증가가 예상된다"며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보 규제가 강화되고 인구는 줄어들면서 기업 생산성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했지요.

물론 AI가 업무에 적용되면서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전문가들은 일자리 감소보다는 일자리 전환으로 보는 게 옳다고 설명합니다.

 

최원상 한남대 교수는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마부나 인력거꾼의 직업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해당 직업은 택시, 버스 등 운송업과 자동차 정비업 등으로 발전했다"며 "AI로 직업이 사라지기보단, 더 고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업체인 에스아이에이(SIA)의 전태균 대표도 "AI는 사람보다 업무를 빨리 처리할 수 있지만, 사람만큼 정확도 높게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면서 "당장 사람의 역할을 AI가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람의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하며 개인 비서로 자리 잡고 있는 AI.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일자리 감소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기술 도입으로 업무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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