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기획] 민선 8기 직전에 짚어보는 'AI 광주' 비하인드 스토리 ④ 광주의 인공지능 시계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完)

AI타임스 2022. 4. 11. 09:34

혼연일체 돼 한마음으로 달려온 인공지능산업국 직원들
“개인 일이었다면 그만뒀을 나날들…'사명감'으로 버텼다”
노사상생 모델 광주형 일자리 첫 결실 '캐스퍼' 출시에 울컥
자존심·체면 버린 채 맨몸 투혼…고된 여정 주마등처럼 스쳐
'광주형 일자리' 성공한 저력으로 AI 신사업 성장 이끈다
민선 8기도 청년들 찾아오는 'AI 도시' 광주 명성 이어가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020년 6월 18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형 인공지능(AI) 일자리 창출을 위한 AI 인재 채용 설명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는

리더십과 일선 직원들의 헌신·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라고 생각해요. 시장님이나 저나 아무리 계획을 갖고 뜻을 펼치려고 해도 함께 하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마음을 모아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하거든요. 우리 인공지능산업국 직원들은 어떠한 미션이 주어지면 정말 혼연일체가 되어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목적을 달성해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조금씩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직원들이 고생해온 덕분이죠."

 

손경종 광주광역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AI타임스와 인터뷰하는 내내 시종일관 자신과 함께 온갖 위기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여기까지 달려온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용섭 시장이 취임한 뒤 손경종 국장에게 주문한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2018년 민선 7기가 시작될 즈음만 해도 광주는 저항과 투쟁의 강성 이미지로 낙인 찍힌 산업 불모지였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과 인재들이 광주를 찾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연스레 경제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일자리 부족과 지역 경제 침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젊은이들은 고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인구 순유출이 본격화됐고 2017년엔 8천 명 이상이 광주를 떠나갔다. 이 중 60% 이상이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처음 이 시장의 미션을 받고 손경종 국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만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 18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형 인공지능(AI) 일자리 창출을 위한 AI 인재 채용 설명회 모습. 시는 앞으로 광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AI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아이들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020년 6월 18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형 인공지능(AI) 일자리 창출을 위한 AI 인재 채용 설명회에 참석해 기업체 홍보부스에서 상담 중인 취업 준비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개인 일이었다면 그만뒀을 나날들…사명감으로 버텼다”


초창기 정부 부처를 찾아가 협조와 지원을 구하는 일부터 결코 쉽지 않았을 터였다. '인공지능' 카드를 들고 찾아온 광주시를 바라보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AI 집적단지 추진 경위부터 부지 선정, 토지 보상 절차,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은 물론 150개 가까운 AI 기업·기관들을 유치하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개인의 일이었다면 당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숱한 위기 속에 오로지 '사명감'으로 버텨온 시간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까지 일을 한다고 해서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거든요. 일한 만큼 전부 보상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그렇다고 직원들한테 무조건 사명감을 강요하거나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죠. 그럼에도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속상해 하다가도 '이게 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다.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는 심정으로 소주 한 잔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손경종 광주광역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이 최근 AI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의 인공지능(AI)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손 국장은 그 과정에서 함께 고생해온 인공지능산업국 직원들을 향한 감사함을 전했다. (사진=윤영주 기자).

사실 손경종 국장은 앞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배테랑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이용섭 시장도 자신의 회고록에서 재임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꼽을 만큼 예기치 못한 난관이 많았다. 유례 없는 지자체 주도의 노사상생 모델로 이해관계가 다른 노와 사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손 국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현대자동차 간의 입장차 조정에서부터 거액의 자본금과 차입금 모집,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과 가짜 뉴스 대응 등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노사 간 이견 조정을 위해 전화를 아무리 걸어도 받지도 않았고 몇 시간씩 기다려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서야 할 때도 있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는 책상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장과 실무진 모두 자존심이고 체면이고 다 내려놓고 끝없이 설득하며 하나 하나 맨몸으로 부딪쳤다. "시장님도 저도 '캐스퍼'의 첫 시동이 걸리는 순간 울컥했죠." 손 국장은 고생 끝에 드디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결실인 경형 SUV 자동차 캐스퍼가 나왔을 때를 떠올리며 평생 잊지 못할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캐스퍼 차량 전시관 개관식에 참석해 캐스퍼 시승을 하고 있다. 손경종 인공지능산업국장은 드디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결실인 경형 SUV 자동차 캐스퍼가 나왔을 때를 떠올리며 평생 잊지 못할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캐스퍼 차량 전시관 개관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쵤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당시에는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경험이 이제는 AI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됐다. 지금의 AI 사업도 결국 광주형 일자리와 마찬가지로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지만 미래에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제 직원들도 완전 프로가 다 됐다"며 "어떠한 일이 닥쳐도 다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손경종 국장의 눈빛에서 직원들을 향한 애정과 대견함을 읽을 수 있었다.

 

'민선 8기' 광주광역시가 만들어갈 AI 중심도시의 모습은


그렇게 광주시가 2020년 1월 29일 '인공지능 중심도시' 비전 선포 이후 한마음 한뜻으로 AI 사업에 본격 뛰어든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손경종 국장은 "AI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거의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기업들의 시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광주시의 의지를 보고 이제 먼저 의뢰를 해오는 기업들도 많이 생겼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손경종 광주광역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이 최근 AI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룬 인공지능(AI) 사업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 국장은 "AI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거의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기업들의 시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광주시의 의지를 보고 이제 먼저 의뢰를 해오는 기업들도 많이 생겼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윤영주 기자).

물론 여전히 과제도 남아있다. 활발히 조성 중인 AI 산업 생태계에 지역 기업들도 동참해 시너지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일 뿐 지역에 모인 기업들의 AI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AI 융합 사업화가 이뤄지고 동반 상승 효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다. 아무리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기술력만 있으면 배낭 하나만 메고 와도 창업해 성공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광주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광주시가 그려갈 인공지능 중심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손경종 국장은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1단계인 2024년까지 현재 추진 중인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등 기업들이 사업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집중한 후에는 2단계 사업으로 해당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를 완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초거대 AI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선점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 국장은 2단계가 마무리되는 2029년쯤이면 약 3만 개의 기업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이 AI 중심도시 광주로 몰려오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꿈꾸는 광주형 AI 산업 융합 생태계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영상=광주광역시 제공).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장 선거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강기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준호 변호사, 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의당 장연주 광주시의원과 진보당 김주업 광주시당위원장, 기본소득당 문현철 광주시당위원장, 무소속 정광선씨 등도 광주시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 내에서는 민선 8기에 누가 오든지 간에 그동안 차곡차곡 힘겹게 쌓아올린 노력의 산물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광주시가 국가 인공지능 혁신 거점의 지위를 선점하기까지 AI 산업에 사활을 걸어 온 만큼 시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AI 사업의 성과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기업들이 찾아오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시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광주의 '인공지능 시계'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AI타임스 유형동·윤영주 기자 yhd@aitimes.com / yyj0511@aitimes.com

 

Copyright © '인공지능 전문미디어' AI타임스 (http://www.ai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획] 민선 8기 직전에 짚어보는 'AI 광주' 비하인드 스토리 ④ 광주의 인공지능 시계는 멈추지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는 리더십과 일선 직원들의 헌신·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라고 생각해요. 시장님이나 저나 아무리 계획을 갖고 뜻을 펼치려

www.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