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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잊었어? 괜찮아" 카이스트, 컴퓨터 전원 꺼져도 데이터 유지하는 기술 개발

AI타임스 2022. 4. 26. 11:26

'라이트PC', D램보다 적은 전력 소모·큰 용량 제공
차량, 핸드폰, IoT 등 전자기기 탑재할 수 있어
정 교수 "대량생산 자본 확보하면 상용화 가능성"

 

라이트PC 연구 책임자인 정명수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사진=카이스트/편집=김미정 기자)

 

컴퓨터 전원이 꺼져도 모든 프로그램 실행 상태와 데이터를 복잡한 과정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컴퓨터에서 작동을 멈춘 모든 정보는 전원 공급 여부와 관계없이 유지된다. D램보다 적은 전력을 소모하고 큰 용량을 제공해 탄소중립에너지 효율화에 극대화를 이룰 전망이다. 또 차량, 핸드폰, 사물인터넷(IoT) 전원 유지에 필요한 배터리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인 '컴퓨터 아키텍처 및 메모리 시스템 연구실'이 컴퓨터 '경량화된 비휘발성 컴퓨팅 시스템인 '라이트PC(Lightweight Persistence Centric System)'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컴퓨터 전원 공급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정보는 언제든 사용자가 원할 때 바로 복원·작동할 수 있다.

 

컴퓨터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을 메인 메모리로 사용한다. 전원이 꺼지면 메모리가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도 사라진다. D램보다 적은 전력 소모와 큰 용량을 제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는 영구적으로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다. 인텔(Intel)이 만든 옵테인메모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복잡한 내부 구조 설계 탓에 느리다. 또 온전히 메인 메모리로 사용되지 못하고 D램과 같이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비휘발성 메모리에 저장되는 일부 데이터만 선택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메인 메모리로 단독 사용해도 갑작스러운 전원 공급 차단 상황에서 컴퓨터 정보를 모두 유지할 수도 없다. 

 

기존 컴퓨터에서 실행 상태와 데이터를 유지하기 위해 휘발성 있는 데이터들을 비휘발성 메모리나 저장 장치인 SSD 등으로 옮기는 체크포인팅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체크포인팅 방식은 주기적 데이터 이동에 추가적인 시간과 전력을 소모하며 정전 후 전원이 켜지면 시스템 전체를 재부팅하는 데이터 복구 과정을 겪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하드웨어 프로토타입과 평가 구성. (사진=카이스트)

정명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라이트PC는 말 그대로 가볍다. 위의 모든 과정이 필요 없다는 의미다. 간편하게 컴퓨터 모든 프로그램 실행 상태와 데이터를 전원 없이 비휘발성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 운영체제 기술을 개발했다. 정 교수팀이 만든 기술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와 더 의미 있다.

 

연구팀은 기존 메모리나 저장장치 없이 지속성 메모리만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대부분 상태를 비휘발성으로 유지하게 했다. 전원이 끊긴 직후 전원 공급 장치 신호에 따라 프로세서에 남아 있는 비지속성 상태를 비휘발성으로 변환하는 장치도 갖췄다. 정전 시에도 컴퓨터 시간을 멈출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는 의미다.

 

연구팀이 개발한 라이트PC 기술은 프로세서의 하드웨어 데이터 경로상의 휘발성 구성요소를 최소화하고 복잡한 내부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했다. 그 후 데이터 처리 병렬성을 극대화해 사용자가 일반적인 응용실행에서 D램만 사용하는 고성능 시스템과 큰 성능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일관성 유지를 위해서 프로그램 실행이 비결정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임의의 상태·데이터의 변경을 막고 다양한 형태로 지속성 기능이 추가된 운영체제를 구축했다.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시 전원이 켜면 컴퓨터는 부팅 과정 없이 멈춘 시간부터 다시 실행될 수 있다.

 

제안하는 라이트PC 기술 개요. (사진=카이스트)

라이트PC 실효성 검증을 위해 자체 제작한 시스템 보드에 시제작한 지속성 메모리를 장착해 비휘발성 컴퓨터를 구축했다. 정전 시 컴퓨터 시간을 멈추게 하는 운영체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비휘발성 컴퓨터 위에서 실행했다.

 

엔터프라이즈향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도중 무작위 시간에 전원을 제거한 뒤 다시 인가했을 때 전원이 사라지기 직전 상태로 모든 프로그램 실행과 데이터가 일관성 있게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트PC는 기존 컴퓨터 대비 최대 8배 큰 메모리와 4.3배 빠른 응용실행을 보였고 전력 소모는 73% 절감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뉴욕시에서 오는 6월에 열릴 컴퓨터 구조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이스카(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 ISCA), 2022'에 라이트PC라는 논문명(LightPC: Hardware and Software Co-Desingn for Energy-Efficient Full System Persistence)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 및 공급업체 멤레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신진(중견연계)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연구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다음은 라이트PC 연구 책임자인 정명수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의 일문일답.

 

Q. 전원이 꺼져도 복잡한 과정 없이 모든 정보를 복원·작동하는 컴퓨터(라이트PC)개발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소감이 어떤가. 

해당 연구는 2019년 초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실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검증까지 많은 시간들을 같이 보낸 연구진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와 즐겁고 기쁘다. 무엇보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 큰 꿈을 같이하는 연구진들에게 너무나 고맙다.

Q. 라이트PC 상용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다수 검증들이 필요하겠지만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대량 생산을 위한 실리콘 자본 등이 확보되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을 진행했다고 본다.

환경에 맞는 형태 (모바일이나 차량용 반도체)로 변형하고 기존 프로세서들과 통합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유수 주요 업체들과의 협업도 필요할 수 있다.

Q. 라이트PC에 적용된 기술은 핸드폰, 사물인터넷(IoT) 등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전자기기 크기에 관계없이 응용이 가능하다 건가.

새로운 형태로 구조변경이 필요하겠지만 전자기기 크기와 관계없이 절전, 에너지 절약 등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

Q. 현재 해당 연구팀에서 진행 중인 관련 연구가 있다면.

무한대 메모리를 만들어내는 CXL기술, 차세대 지능형 스토리지,  그래프 기반의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CXL에 대해선 일부 FPGA POC 형태로 프로세서부터, 스위치, 컨트롤러까지 확보한 상태다. 

 

정명수 교수.

정명수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2013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카이스트에 있는 '컴퓨터 아키텍처 및 메모리 시스템 연구실(CAMEL)'에서 연구 중이다.

 

주요 연구는 SSD 스토리지, 비휘발성 메모리, 컴퓨터 구조, 파일 및 운영 시스템이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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