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광주, 경제1번지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광주 AI 산업의 핵심 '광주 AI 집적단지' 11월 본궤도
집적단지 조성 2단계 수립…1단계 성과 계승·고도화
광주 5대 융복합 산업, AI와 결합 방침…"일자리 늘 것"
첨단 장비 구축 헬스케어·자동차·에너지 실증센터 개소
정부, 'AI 광주' 국가 인공지능 혁신거점으로 육성키로
이용섭 시장 "광주를 중심으로 AI 4대 강국으로 도약"
'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꿈꾸는 광주광역시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광주 AI 산업의 구심점이 될 광주 AI 집적단지가 올해 착공했고, 신기술 개발의 거점이 될 AI 특화산업 실증센터도 문을 여는 등 광주시의 구상이 마침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를 글로벌 수준의 '국가 인공지능 혁신 거점'으로 육성키로 해 내년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국가 데이터센터 본궤도 올랐다…2023년 완공 목표
광주 인공지능 사업의 핵심인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가 지난 11월 22일 광주첨단산업단지에서 착공에 들어갔다.
집적단지는 세계적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하고 있고, 이는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 AI데이터센터다.
2024년까지 총 사업비 900억여원을 투입되는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능력이 88.5페타플롭스(PF)로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위권 이내에 드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한다.
PF는 1초당 1000조번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88.5PF는 1조에 8경 8,500조번 부동(浮動) 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저장 용량은 약 107페타바이트(PB)로, 1기가바이트(GB) 용량 영화 약 1억편 규모와 맞먹는 양이다. 시는 이를 통해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실증테스트를 위한 슈퍼컴퓨팅 자원과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등 세계적 기술과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국가 데이터센터가 오는 2023년 완공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4만7256㎡ 규모 인공지능 집적단지는 지하 1층, 지상 7층의 실증동 및 창업동, 지상 2층의 데이터센터 등 총 3개 동으로 구성된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착공식 당시 “광주가 AI 중심도시를 향한 혁신적 도전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AI 혁신도시로 발전해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장관은 “광주 AI 집적단지가 대한민국의 국가 인공지능 핵심 거점으로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불과 3년 전만해도 우리 광주가 'AI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고 있다”며 “광주가 AI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이고 항상 시대를 선도해 왔던 광주에게는 필연적 선택이었고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 집적단지 조성 2단계는 기업 기반‧핵심기업 육성‧글로벌 경쟁력 확보 중점
광주시는 AI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1, 2단계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19년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이후 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집적단지를 통해 광주의 3대 효자산업인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 분야 제품개발에 필수적인 실험·실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1단계였다면 2단계는 연구기반과 AI 산업과의 연계를 본격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는 열악한 지역 산업구조의 혁신적 변화를 달성하려는 전략이다. 당초 시는 광주형 AI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육성해 일자리 창출, 전문인력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1석3조의 경제효과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는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을 필두로 2단계 사업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단계 사업 성과를 계승하고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국가 인공지능 혁신거점으로의 도약을 앞당긴다는 것이 골자다.
시는 지난 7월부터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 2단계 사업 추진 총괄위원회, 핵심 이슈 파악 및 전략 도출을 위한 실무 위원회, 세부 전략과제 내용 검토를 위한 분과별 워킹그룹 등을 운영해 고도화 전략을 수립해 왔다. 2단계 국가 인공지능 융복합단지 고도화 3대 전략으로 ▲산업 기반 조성 ▲핵심 기업 육성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마련했다.
먼저 어느 지역에서 누구라도 쉽게 인공지능 관련 산업을 개발·활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는 ‘산업 기반 조성’ 전략을 내놨다. AI를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초대 규모(Hyper Scale) AI 개발 플랫폼을 지원한다. 국가 데이터 댐 구축 성과물인 대규모 데이터 집적‧연계와 클라우드 개발 환경을 제공해 혁신기술과 서비스의 원스톱 개발 거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관련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미비한 시민 체감도를 높일 복안도 마련했다. 시는 ‘핵심 기업 육성’ 전략을 통해 광주 대표 5대 융복합 산업인 모빌리티, 헬스케어, 에너지, 문화콘텐츠, 공공서비스 등의 분야에 인공지능 실증기반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업을 육성해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인공지능 시범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각 산업과 인공지능의 융합이 본격화되면 관련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해 광주를 ‘글로벌 인공지능 융복합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실질적으로 광주 AI 생태계를 이끌고 주도할 '앵커기업 부재'에 대한 문제는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광주에 터를 잡은 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해,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시는 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산업 규제 개선 및 AI 보안 인증 등을 지원함과 동시에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을 인공지능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시켜 나갈 계획이다.
손경종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광주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산업지형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산업과 헬스케어, 에너지, 문화콘텐츠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AI기술의 보급·확산을 위해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 발굴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광주 특화산업 중심' AI 실증센터 잇따라 개소…융복합산업 육성 본격화
광주지역의 주력산업인 '헬스케어·에너지·자동차' 분야의 실증 테스트 환경도 구축됐다. 실험공간에 마땅치 않았던 스타트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침체돼 있던 지역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광주시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지난 12월 7일 한국광기술원,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광주그린카진흥원 등 3곳에 실증센터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 센터에는 광주지역 특화산업인 헬스케어, 자동차, 에너지 분야에 2023년까지 645억원을 투입해 산업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실증장비(77종)를 단계(분야)별로 구축하게 된다. 광주시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각 분야별 실증 테스트베드 역할할 센터의 위치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분야별 최적의 지역에 센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TP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 헬스케어 분야 장비를 구축해 운영한다. 실수요자들이 위치한 곳에 자리하게 돼 기술 실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은 빛그린산단에 자동차 분야 장비를, 한국광기술원은 첨단산단에 에너지 분야 장비를 구축해 운영한다. 이번 1단계(38종) 장비 도입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 단계(분야)별 실증 테스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인공지능기반 인프라가 확대된다. 특히 사업화 촉진의 디딤돌이 되고 산업육성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센터는 ▲인공지능 선진의료 생태계조성 ▲자율주행산업 육성 ▲AI기반 에너지 효율화 산업육성을 목표로 이를 위한 장비를 지원하고, 실증 테스트베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도 병행한다. 이 밖에도 수집된 데이터와 고품질 학습데이터는 각 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AI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AI 중심도시 광주', 정부도 인정했다…"한국 AI 산업은 광주로부터"
많은 이들이 광주 하면 5·18민주화운동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 몇 년새 그에 못지 않은 키워드가 생겼다. IT 업계에서는 광주 하면 '인공지능 도시'라고 곧바로 떠올린다고 한다. 이는 이용섭 광주시장이 이끄는 민선 7기 광주의 의지로 만든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이 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은 그간 인공지능을 민선 7기 대표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정부 예타 면제 사업에 전국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도전했던 점을 시작으로 관계자들은 주말도 없이 정부부처를 오가며 정책 홍보와 설득을 위해 애써왔다.
이에 정부는 광주지역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온 AI 거점 분산전략을 접고, 광주를 AI 혁신 국가거점으로 육성키로 했다.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AI 전국 거점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디지털 뉴딜 2.0' 구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거세게 반발했다. 이 시장은 지난 하계 휴가기간 중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을 만나 '수도권 집중화 방지'와 '인공지능 집적화' 등을 강력히 제기한 바 있다.
결국 이 같은 시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정부도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제25차 4차산업혁명위원회 회의에서 광주 AI 집적단지를 국가 AI 혁신거점으로 지정해 고도화하는 내용이 담긴 '인공지능 지역확산 추진방향'을 확정했다. AI 거점 전국 분산화를 우려한 시의 걱정을 말끔히 해소하는 동시에 광주를 AI 혁신 국가거점으로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광주가 데이터센터 컴퓨팅자원 확대와 실증환경 고도화를 비롯, 국가 데이터 댐과 클라우드 개발환경을 연계해 혁신기술 서비스의 원스톱 개발 거점으로 구축된다. 특히 인공지능과 데이터산업 정책·연구 지원역량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산업융합사업단을 확대 개편하고, 인공지능사관학교 확대와 스타트업 맞춤형 인큐베이팅 지원으로 기업·인재를 적극 유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더불어 해외 기업·연구자와 공동연구 등 글로벌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주요 정책으로 포함됐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시는 AI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AI 창업 1,000개, 일자리 창출 7,000명, 산업 분야별 융·복합 AI 인재 5,150명 양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 모바일과 인터넷 플랫폼을 대체할 3D 초현실 세상인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AI 산업과 융합한 메타버스 산업도 본격 육성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우리나라가 AI 산업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조만간 광주를 중심으로 AI 중심 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AI와 메타버스 관련 기업과 지역대학, 기관이 머리를 맞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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